KT, 전주·수원 월드컵경기장에 5G 시범망 구축
특정시점·선수 지정해 다양한 각도서 감상 가능
[ 뉴스핌=심지혜 기자 ] '이승우 슈슈슛, 골!"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된 지난 23일 아르헨티나전. 이승우 선수가 전반 17분 빠른 역습으로 선제골을 넣자 전주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본 기자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골인 이후 기자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들었다. 경기장을 촬영하려는 게 아니라, 360도 영상을 보기 위해서였다. 골이 만들어지기 전 페널티 박스에 모인 선수들의 모습, 이승우 선수를 막으려는 골키파의 움직임 등을 원하는 각도에서 확인 가능했다.
KT는 전주와 수원 월드컵경기장에 5G 통신 시범망을 구축했다. 정식 서비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다. 경기장 입구 주변에는 KT가 구축한 5G를 알리는 CD존(Commercial Display Zone)이 소규모로 마련돼 있었다.
CD존에서는 360도 영상을 통해 경기장을 실제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360도 VR'과 사용자가 원한 시점이나 선수를 선택해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이하 타임슬라이스)’를 체험할 수 있다.
360도 VR은 양쪽 골대 뒤에 설치된 5대의 VR 전용 4K 카메라가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삼성 갤럭시S7이 탑재된 기어VR을 통해 보여준다.
경기 시작 전 기어VR을 착용하자 곧 열릴 경기장 골대가 첫 눈에 확 들어왔다. 고개를 돌리니 관중석의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다. 지금껏 봤던 360도 VR 영상 대부분이 주문형비디오(VOD)였지만 이날만큼은 경기장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LTE보다 빠른 5G망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360도 VR은 CD존 밖에서도 이용 가능했다. 구글플레이에서 'FIFA U-20 WC2017 VR Player' 앱을 다운로드 받으니 내 스마트폰에 경기장이 펼쳐졌다. 다만, 현재 스마트폰은 LTE 기반이라 경기장면과 화면이 일치하지는 않았다. 아이폰용은 앱이 없다.
타임슬라이스는 특정 시점·선수를 지정해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하는 기능이다. CD존에서 이승우 선수를 선택한 뒤 화면을 좌우로 움직이자 앞, 뒤, 좌, 우 모습이 모두 보였다. 경기가 진행되는 상황의 영상임에도 언제든 원하는 선수나 장면을 보다 자세하게 볼 수 있었다.
다만, 타임슬라이스는 360도 VR과 달리 기자의 스마트폰으로는 볼 수 없었다.
천왕성 KT융합기술원 팀장은 "타임슬라이스를 위해 카메라 94대를 경기장 곳곳에 설치했다"며 "CD존 외에서는 볼 수 없지만 방송사에 영상을 제공했기 때문에 경기 중계 중간이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장면 등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D존 내에는 360도 VR과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 체험 단말기가 각각 2대씩 비치돼 있다. 경기장에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다 체험하기엔 부족한 규모다.
진병권 KT 홍보팀장은 “2018년 평창올림픽 때만 돼도 이러한 서비스를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단말이 준비되고 5G 시범망이 보다 완벽하게 구축돼 보다 실감나는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2차전 아르헨티나전은 이승우의 선제골과 전반 42분 백승호의 패널티킥 골로 2대 1로 승리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