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은행 VTB CEO "사태 책임, 미국 엘리트가 져야"
[뉴스핌= 이홍규 기자]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최고 은행가가 '미국의 엘리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국영은행인 VTB의 안드레이 코스틴 최고경영자(CEO)는 "워싱턴이란 정신없는 곳(madhouse)이 가까운 미래의 동·서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의 개선 가능성을 저지하고 있다"면서 "이 혼란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무기한으로 유지될 수 있다. 제재에서 VTB는 주요 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러시아 카드를 써가며 트럼프 대통령과 싸우는 것은 절대적인 광기에 가깝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워싱턴의 엘리트 또는 미국의 관료들은 트럼프의 능력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심지어 러시아와도 어떤 대화도 나눌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안드레이 코스틴 VTB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
코스틴 CEO의 발언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낙관적이었던 러시아 지배층들의 좌절감을 보여준다고 FT는 해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제재를 당한 뒤 국제 자본시장 참여에서 배제됐다.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커넥션' 의혹과 이에 따른 탄핵론으로, 시리아 전쟁과 같은 문제의 진전이나 양국 간의 관계 정상화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이에 대해 "매우 숙련된 정치인인 푸틴 대통령은 결코 높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이해하는 한 "푸틴은 이것이 쉽지 않은 방법이라는 것을 항상 알고 있었다. 그는 단지 인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스틴 CEO는 "제재만 아니라 인류를 생각했을 때, 또 내가 아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이는 매우 슬픈일이다. 거대한 두 국가가 커다란 잠재적 핵무기를 갖고, 군비 경쟁을 추가로 벌이고 있으며 국제 문제에 대해 의사 소통하지 않고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이같은 사태의) 책임은 우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 엘리트에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