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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 탈퇴, 미국에 되레 역풍… 중국 수혜(종합)

기사입력 : 2017년06월02일 14:43

최종수정 : 2017년06월02일 14:43

일자리 창출 효과보다 무역전쟁 가능성 더 커
전 세계 정·재계 비난 고조…중국 ‘수혜국’ 부상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거센 후폭풍이 휘몰아치는 양상이다.

2일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가 주장하듯 탈퇴로 인해 미국의 일자리 증가 효과가 나타나기보다는 무역전쟁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관련 정부들의 반응은 싸늘했고 전 세계 정계와 재계 전반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 일자리 창출 효과보다 더 큰 부작용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협정 준수로 오는 2025년까지 미국 일자리가 최대 270만개 사라질 것이라며 탈퇴 당위성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협정 관련 논의에서 일자리와 경제 성장 관련 측정치들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만큼 신뢰도도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트럼프를 비롯해 탈퇴에 찬성했던 측에서는 협약 준수로 앞으로 25년 동안 미국 국내총생산(GDP) 중 3조달러가 낭비되고 일자리도 650만개 증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반대 측에서는 탈퇴 결정으로 오는 2100년까지 8조달러가 넘는 GDP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워싱턴 소재 리서치업체 크리어뷰 에너지파트너스 담당이사 케빈 북은 “(일자리 관련) 수치들은 상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파리 협정에서 탈퇴한다면 기존 파리협정 예후로 여겨지던 상황이 더 빨리 초래돼 무역 관련 조치들이 마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리 협정의 경우 강제 조항이 포함돼있지 않지만 미국의 협정 탈퇴 시 미국 탄소 배출기업들에게 다른 국가들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PG&E 등 25개 기업들이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면 광고를 통해 협정 준수 지지의사를 밝히는 동시에 해외로부터의 ‘보복 조치’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FT는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로 인한 즉각적 영향은 거의 없겠지만 재생에너지 등 배출가스 우려를 안고 있는 관련 기업들이 트럼프의 탈퇴 결정으로 미국을 바라보는 전 세계의 인식이 바뀌어 결국에는 자신들에 대한 투자와 판매 축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 등 돌리는 국제사회… 중국은 '미소'

국제사회는 미국의 독단적 행동을 비난하는 동시에 기후협약 준수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

탈퇴 후에 새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 캐나다 정상 등과 잇따라 통화를 하며 상황을 설명했지만 되돌아온 반응은 싸늘한 모습이다.

트럼프의 탈퇴 발표 후 각국 지도자들과 기업 총수들은 물론 교황까지 나서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정상들은 성명을 내고 파리 기후협약은 “되돌이킬 수 없으며 재협상도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도 트럼프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교황청은 앞서 미국의 협정 탈퇴가 모두에게 재난일 뿐만 아니라 교황청에도 큰 모욕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리커창 총리(좌)와 메르켈 총리(우) <출처=AP/뉴시스>

한편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로 가장 큰 수혜국으로 떠오른 국가가 중국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CNBC는 트럼프의 탈퇴 결정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질 기회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선임 글로벌 정책담당자 리 슈오는 “미국의 어려움이 중국에 기회가 되고 있다”며 트럼프가 파리 협정 탈퇴를 선언한 지금이야말로 중국이 기후 관련 리더십을 펼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베를린에서 회담을 가진 리커창 중국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은 파리 기후협약을 이행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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