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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트럼프와 '스마트 쿠키'

기사입력 : 2017년06월28일 07:23

최종수정 : 2017년06월28일 07:23

[뉴스핌=김사헌 국제부장] '스마트 쿠키(smart cookie)'. 첨단기술로 만들어진 과자 얘기가 아니다. 올해 33세의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에게 도널 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린 평가가 바로 '스마트 쿠키'다. 영리한 사람이란 얘긴데, 쉽게 내린 평가도 아니다.

김정은은 20대 후반에 북한 최고지도자가 되어 이미 5년 넘게 북한 사회의 단결과 경제적 안정 그리고 군사력 강화를 이끌어 지도체제를 공고히 했다. 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노동당 위원장, 국무위원장, 인민군 최고사령관이며 북조선 인민의 영도자로 불린다. 그는 올해에만 10여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을 참관했고,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일정을 진행 중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조만간 핵 실험도 단행해 관련 기술의 진척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와 운용을 통한 정밀 타격과 제거 위협에도 그는 숨지 않고 건재함을 과시한다. 스마트 쿠키라는 평가가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미치광이가 아니며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국 경제 중심주의와 함께 군비 증강으로 글로벌 패권, 이른바 '위대한 아메리카'를 추구하는 트럼프 정부는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을 최고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정책 1순위에 올리는 선택을 했다.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실패로 규정하고 '최대 압박과 관여' 정책 기조를 제시했다. 이는 북한의 핵보유국 불인정 입장에서 모든 제재와 압박을 가하되 북한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으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략적 인내는 속에 품으면서, 보다 적극적 대응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외교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본토를 타격할 핵 탄도미사일 기술을 완성하는 데 불과 2년 정도면 가능하지만, 아직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고 저지할 시간이 남았다는 전제에서 대응하고 있다. 북한이 핵 미사일 기술을 갖추더라도 미국 본토에 이르지 못하도록 기술 개발을 저지하고, 최대한 중간에 요격할 수 있는 방어막을 치겠다는 것이다.

사실 핵이나 탄도미사일 기술이 실은 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기에 이미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어떤 나라든지 마음만 먹으면 개발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미 궤도 이동차량에 실려있고,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잠수함에서 발사하는가 하면 이를 육상에서 발사하는 것도 가능함을 보여줬다. 미국과 국제사회를 놀라게 한 북한의 기술 발전이다.

미국은 최근 십수년 동안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와 국제 정치무대에서의 고립을 통해 경제력을 제한하고 무기 기술 개발을 저지하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미국의 실패는 곧 남북관계 경색과 중국의 역할 증대 그리고 북한의 경제적 군사적 발전으로 이어졌다. 미국도 한반도의 경제적 군사적 변화에 중국의 중심 역할을 강조할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회동했을 때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그는 적절한 조건 하에서 김정은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지만, 그 전제조건을 만드는 데 중국이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당장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이 자기 이해관계상 쉽고 빠르게 가능한지는 의문이다. 중국도 자신의 입장에서 여러가지 변수를 계산하고 천천히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와중에 경북 성주에 사드(THAAD, 종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빠르게 배치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적 논란을 낳고 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협의는 이미 2014년부터 시작된 것이며 박근혜 정부 때 한미 양국의 배치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계속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국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비등해 국민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목소리도 있고, 무엇보다 환경영향 평가 등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청와대는 '지엽적인' 사드 문제는 공식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우리나라에게 비용 분담 요구하거나 사드 배치 속도 등에 대해 언급할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논란을 무릅쓰고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로 민주적 절차적 타당성을 확보한다면 국민 지지가 강력해지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한미동맹을 더 강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전 정지작업을 했다.

문제는 한미 동맹이 강화되고 어떤 압박을 가하더라도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행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또 중국은 한반도 정세에서 높아진 위상과 역할을 인식하지만, 정작 이해관계는 북한과 보다 긴밀하게 엮여 있음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의 동맹 뿐 아니라 중국과의 협력 그리고 무엇보다 한반도 내 신뢰 재구축이라는 외교적 자산을 쌓아야 하는 입장이다. 오랜 시간 무너져내려 사라진 자산들을 다시 구축하려면 시간이 더디게 걸리고 어려울 수 있지만, 과도하거나 성급한 대처는 금물이다.

트럼프가 북한 지도자를 '스마트 쿠키'라고 평가한 것은 지난 5년여 동안 꾸준히 자체적인 성과를 내온 결과다. 때마침 미국이 북한을 정책 우선 순위로 올린 만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달성을 위한 유리한 여건이 형성된 셈이다. 새 정부의 주도적인 외교 역량이 꾸준히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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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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