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자본확충 내달 진행...상반기 감사의견이 관건
[뉴스핌=이지현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에 대한 출자전환이 다음달 초부터 진행될 전망이다. 대법원이 채무 재조정에 반대한 개인 투자자 1명의 재항고를 기각했기 때문. 이에 오는 11월 쯤에는 대우조선해양 주식거래도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 및 대우조선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채무 재조정안에 반대한 개인 투자자 1명의 재항고를 대법원이 지난 6일 최종 심리불속행 기각을 결정했다. 이로써 3개월 가량 지연됐던 대우조선의 출자전환 작업이 가능해졌다.
대우조선은 최대 1조55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가지고 있다. 만약 투자자들이 출자전환 최소 기준인 채권액의 50%만 출자전환한다고 가정해도 8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이 가능해지는 것.
이번 8000억원 출자전환을 통해 대우조선은 총 2조9000억원에 달하는 자본확충안을 모두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대우조선은 이미 산업은행과 시중은행,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2조1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완료한 바 있다.
출자전환이 완료되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말 1557%에서 30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부채비율이 대폭 개선됨에 따라 대우조선의 수주는 물론 하반기 주식거래 재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7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돼 9월 28일까지 1년여의 개선기간을 부여 받았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은 9월 28일 이후 대우조선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심사한 뒤 거래 재개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따라서 대우조선으로서는 9월 말까지 최대한 기업의 부채 비율을 낮추고 건전성을 끌어 올려야 한다. 금융당국은 11월경부터 주식거래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9월 28일까지 기업 개선 작업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그 동안 채무재조정 등의 절차를 서두른 것"이라며 "10월까지는 한국거래소와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거래 재개여부 등을 심사한 뒤 11월정도부터 거래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변수는 있다. 이번 출자전환으로 대우조선의 부채 비율은 낮아졌지만 올해 상반기 대우조선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적정'이상 등급을 받을 수 있을 지가 미지수이기 때문.
2년 연속 한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 폐지된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한정' 의견을 받은 바 있다. 만약 올해 대우조선의 신규 수주가 줄어들고 영업 개선이 지지부진 하면 다시 한정 의견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앞선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수주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지금으로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업황이다. 업황은 당국에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