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강화 초점...신기술사업 진출 시도 등 먹거리 찾기 한창
사내 불만 요인 제거 불구 노사간 소통부족 여전
[뉴스핌=김지완 기자] 취임 7개월여가 된 이용배 현대차투자증권 사장이 최근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들어 IB 전문인력을 대거 충원하고, 신기술사업 라이선스 확보를 시도하는 등 새 먹거리 찾기에 한창이다. 침체됐던 ELS 발행도 적극 늘리면서 대형사들이 독식하는 ELS 시장에 도전장도 내밀고 있다.
최근엔 HMC투자증권에서 현대차투자증권으로 사명도 바꾸는 등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습이 부쩍 눈에 띄는데 직원 임금문제 등 과거 수년간 갈등을 겪던 노사 갈등에 있어선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앞서 이용배 사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영업총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후 올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됐다.
◆ IB 강화 주력 속 벤처투자 모색
이용배 사장의 첫 경영 행보로는 IB역량 강화가 눈에 띈다. 현대차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순영업수익 480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이 IB부문(239억원)에서 창출됐다. 4월에도 메리츠종금증권에서 함형태 IB사업본부장 등 IB 인력 17명을 대거충원하며 IB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주요사업 전략에는 '신기술사업 라이선스 확보'가 눈길을 끈다. 회사 관계자는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통해 미래형 자동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면서 현대차그룹과도 시너지효과를 만드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전임 사장 시절 헤지손실 등의 사유로 2015년 9월 이래 거의 중단되다시피한 ELS 발행도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현대차투자증권의 ELS·ELB 잔고는 681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6월말 1조228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기간 미래에셋대우 등 주요 대형사들의 발행잔고는 대부분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용배 사장 취임후 파생상품쪽 영업활성화의 방안으로 ELS·ELB 발행을 적극적으로 늘리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법인영업쪽에서 발행물량을 상당부분 소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 상위 5개사가 전체 ELS 발행물량의 66%를 과점하는 상황에서 중소형사들은 ELS 발행을 줄이며 포기하는 추세지만, 우리는 대형사 수준의 상품 경쟁력을 갖춰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의 또 다른 행보에는 노사간 갈등을 봉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우선 이달들어 차별적 복지제도를 완전 철폐한 것. 현대차투자증권은 2015년 2월 이래 3년 연속 업무평점 D등급을 받은 직원에게 의료비, 학자금 등을 지급하지 않는 차별적 복지제도를 이어왔었다.
또 지난 3월엔 현대차투자증권 내부에서 직원퇴출 프로그램이란 지적이 제기됐던 방문판매부서(ODS)를 해체하기도 했다. ODS 부서 운영 취지는 저성과자의 실적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었지만 사실상 저성과자를 몰아내거나 노조활동에 가담한 직원들을 탄압하는데 악용했다는 비난도 있어왔다.
ODS팀을 경험했던 한 지점 차장은 "이용배 사장 취임후 내부출혈 없이 개선 가능한 갈등요인들을 하나둘 해결하는 모습"이라며 "전임(김흥제 사장)과는 달리 노사간 갈등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다"고 전했다.
◆ 임금인상, 단체협약, 소통 등은 풀어야할 과제
다만 노사갈등의 핵심인 임금문제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방향성이 잡히지 못하고 있다. 또 전임 사장의 임기전 퇴사 사유가 '노사갈등'임에도 불구하고 취임후 아직까지 노조와 공식적인 대화채널을 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은 여전한 상황. 일부에선 이용배 사장의 소통부재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있다.
현대차투자증권 한 직원은 "본사직원은 2013년 한차례 임금인상이 있었지만 영업직은 2010년 이후 계속 동결"이라며 "수년간의 임금동결로 같은시기 입사한 타사 근무자들과 비교했을때 우리가 총 연봉의 20% 가량이 낮은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의 지난해 지점과 본사 직원의 인당 평균연봉은 8200만원으로 비슷한 규모의 타 증권사대비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현대차투자증권은 2008년 신흥증권과 합병한 이후 정규직 직원에 한해 7.5% 임금인상을 결정했다. 이후 2010년 대우, 차장, 과장 등 직급별 5.3% 임금을 인상했고, 2013년 본사직원에 한정해 4.5% 인상한 바 있다.
노조와의 소통에도 아쉬움이 전해진다. 김주열 현대차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노조를 대표해 이용배 사장 취임후 여러차례 만남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이 없다"며 "노사합의를 통한 '단체협약' 합의 도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회사측 노무담당자는 "단체교섭을 차질없이 진행중이며 주요 안건들에 대해 해결의 돌파구를 찾는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