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추경예산 편성이나 증세 논의한 바 없다"
일회성 포퓰리즘 정책은 소상공인 부담 지적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정부가 4조원을 투입해 최저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지원할 방침인데 결국 국민의 세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 16.4%(7530원)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의 경영부담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 평년 상승률(7.4%)을 상회하는 9%포인트 인건비 인상분을 국가가 직접 지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상시 고용인원 규모가 30인 이하인 사업체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폭 중 5년 평균 인상률을 웃도는 초과인상분을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 직접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원기준과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일회성 정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더욱이 재계와 정치권에선 국민의 혈세로 자영업자의 배만 불리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공약대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 실현되면 지원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국가재정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인건비 3조원 조달...결국엔 국민 세금으로?
정부가 약속한 4조원 규모의 지원금은 직접지원 3조원과 간접지원 1조원으로 나뉜다.
우선 직접비용 3조원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이 추가로 부담할 인건비를 지원하는데 쓰이고, 여기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부가가치세 공제 확대 등 1조원 규모의 간접지원이 이뤄진다. 직접지원과 간접지원을 합하면 전체 지원액은 4조원대에 이른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이 7월 16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 대책'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예산 3조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 직접 지원할 예정이다. 이 돈을 이번 정부 대책으로 수혜를 받는 근로자 약 300만명에게 나눠주면 1인당 약 100만원이 돌아간다. 정부의 계획대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지원금은 10조원을 넘어서고 근로자 1인당 연간 300만~400만원 정도의 혜택이 주어진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 실현될 경우, 2017년 대비 추가 인건비 규모가 한해 15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안팎과 정치권에선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원 마련을 위해 결국 국민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며, 국민 혈세로 자영업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것이 아닌가 지적한다. 더욱이 일방적인 현금 지원이 자영업자들의 자생력을 잃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영세업자들을 위해 인건비를 지원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 돈도 결국엔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국민들 혈세를 짜내 구멍을 메우는 꼴"이라며 "눈앞의 현금 지원보다는 임대료 상한선을 만들거나 부가세 인하 등을 통해 장기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지원은 내년도 본 예산에서 집행된다. 추가 예산 편성이나 증세에 대한 논의는 없다"면서 "하지만 인건비 지원이 일반예산이나 고용보험기금으로 이뤄질지는 계속 논의중이며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 일회성 포퓰리즘 정책?…"소상공인 부담만 늘어"
정부는 이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지원기준과 방안을 보고하지 않았다. 우선 상황을 지켜본 뒤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고형권 1차관은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를 정부가 보전하는 정책에 대해 "시행 효과도 보고, 또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에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을 봐서 다음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최저임금이 점차적으로 올라가는 것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알바연대알바노조 회원들이 '시급만원' 인상을 주장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이 방식을 영원히 가지고 갈 수 없지만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내년 지원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뒤 다음해 지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만약 정부가 일회성 포퓰리즘 정책에 그칠 경우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프랜차이즈 점주는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이지만 법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주휴수당까지 합하면 실질적인 인건비는 9000원을 넘는다"며 "정부가 손바닥으로 하늘가리기식 일회성 대책을 이어갈 경우 소상공인들의 부담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2025-04-20 13:43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2025-04-18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