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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이낙연 국무총리 "혁신정책, 갈등 예방대책도 수립"

기사입력 : 2017년07월20일 14:00

최종수정 : 2017년08월24일 10:48

쉴새없이 현장 찾아다니며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
"北문제, 대단히 고통스럽지만 지혜로운 전략 필요"

[대담=뉴스핌 이영태 정경부장, 정리=오승주 선임기자(부장)]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5월 30일 취임 이후 쉴새없이 ‘현장’을 누볐다. 봄철 가뭄부터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평창동계올림픽, 녹조, 군부대, 일자리 창출, 시골장터 등 숱한 현장을 다니며 문제점을 직접 눈으로 파악하고 귀로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이 같은 ‘현장중심 소통’은 단지 총리에 임명됐다고 처음 반짝하는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다. 그는 전남도지사 시절에도 늘 현장을 돌아다니며 문제점을 찾았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한 100원 택시와 공공산후조리원 등은 현장을 돌아다니지 않으면 찾아낼 수 없는 정책으로 꼽힌다. 100원 택시는 오지에 거주하는 시골 주민들이 택시를 부를 때 100원만 내고 이용하도록 한 제도로 도민의 호응을 받았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소외계층과 농촌지역 여성들에 대한 산후조리에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뉴스핌이 월간안다 창간 1주년 인터뷰를 위해 정부서울청사 접견실에서 만났을 때 이 총리는 땡볕에 그을린 얼굴로 나타났다. ‘국정 2인자라는 국무총리도 만만치 않은 자리’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이 총리는 이영태 정경부장과의 대담에서 현장 방문을 통해 느끼고 체험한 한국사회의 실상과 정책의 개선점은 물론 남북관계와 일자리 창출 등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을 이끌 국무총리로서 갖는 부담감 등을 부드럽지만 단호한 말투로 담담히 풀어나갔다.

다음은 7월 초 서면인터뷰와 대면인터뷰를 통해 이뤄진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

- 취임하자마자 가뭄과 조류독감 대책 등으로 눈코 뜰 새없이 바쁜 일정을 보냈다. 4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 등을 역임했는데, 국무총리에 임명된 이후 앞선 직책과 비교해보면 어떤 점이 가장 어렵고 힘든가?

▲ 국회의원 시절에는 평일은 국회, 주말에는 지역 곳곳을 다녔다. 전남도지사 때는 반대로 평일에는 지역에서 근무를 하고 주말이 되면 서울의 국회나 중앙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지역 현안을 설명하러 다녔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정이 빠듯한 것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많은 국민들이 바라보는데다, 문재인 정부에 거는 기대가 커 책임이 무겁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족한 역량이 그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항상 낮은 자세로 국민과 늘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있는 내각을 이끌고자 노력하고 있다.

- 국무총리 취임 이후 업무와 현장 방문 등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한국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라고 느낀 점이 있다면?

▲ 취임 후 얼마되지 않아 조류독감 문제가 발생했다. 놀란 마음에 동분서주했고 그런 노력이 성과를 가져와 신속히 진정됐다. 무엇보다 가뭄현장에서 비에 목마른 농민들을 보면서 아무런 방법이 없을 때가 가장 답답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자리 문제의 해결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성공리에 개최되도록 국민적 붐 조성과 함께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사안이다.

-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 발표로 17개 부처 장관 인사가 완료됐다. 인사청문회는 남아있지만 1기 내각 특징을 분석해보니 교수가 5명, 정치인 5명이다. 전체적으로 외부인사 발탁 비율이 높다. 학자 출신들이 배타적인 관료조직을 장악하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과제를 잘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 정부 바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내각에 많이 들어왔다는 게 특징이다. 정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보자는 목적이 있다. 새로운 바람은 쇄신과 분야마다 필요한 혁신의 철학과 역량을 가진 분을 수혈한다는 그런 생각이 배어있을 거라고 맞다. 교수냐 정치인이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혁신의 전문적 식견과 철학과 열정을 가진 인재로 많이 채워졌다. 지난 9년동안 누적된 문화와 습성을 이제 좀 바꿔줄 때가 됐다.

어떤 사람들은 코드인사라고 하는데 나는 그것을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우리사회의 여러 분야에 쌓인 폐단을 고칠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면 혁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일을 맡기는 것은 대통령의 책임이다. 그렇게 보는 것이 정확한 판단이다.

- 교수출신들이 공무원 조직을 장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 장관이나 총리는 장악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조직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자리다. 두 가지의 기능만으로도 짐이 한가득이다. 공직 사회가 장악될 사회도 아니다. 장악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올바른 방향과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냐 마느냐의 문제다. 만약 조직 장악이 중요한 문제라면 다수가 내부승진으로 이뤄진 차관에게 맡기면 된다. 차관들이 장악력 문제를 보완해주면 교수출신 장관 발탁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교수 출신 장관들과의 국정운영 방향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다고 보면 되는지.

▲ 총리가 장관과 함께 내각을 운영할 때 교수출신이니까 더 어렵고 교수출신이 아니면 더 쉽다는 등 그런 것은 의미가 없다. 장관들은 각 분야에 책임을 가지고 전문적인 식견과 철학을 가졌기 때문에 총리는 장관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국정과제를 함께 달성하는 그런 관계로 조합해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매사 장관들에게 지시하거나 간섭하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조정하고 때로는 안내하는 역할, 조정은 청와대와 각 부처 사이, 혹은 총리가 부처와 업무를 조정하는 것이 총리의 임무다.

-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하는 국정기획자문위가 인사청문회에서 고위공직자 배제 5대 원칙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총리도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인사청문회 운영에 대해 여러가지 문제점과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람직한 인사청문회 운영방안은 무엇이고 인사검증은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는지.

▲ 청문회를 거쳤던 당사자로서 그것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개선방안을 말하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과 괴리를 확인한 여야가 바람직한 기준을 새로 만들어보자는 원칙에 합의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국민의 눈높이에 근접하면서 역량있는 인재를 발탁하는 바람직한 모델이 나와줬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다.

◆ "장·차관 후보 직접 추천·제청했지만 검증과정에서 ‘탈락’"

- 책임총리제 관련 질문이다. 17개 부처 장차관 가운데 총리가 직접 추천하거나 제청한 사례가 있는지.

▲ 몇 건을 직접 추천을 했는데 대부분 검증과정에서 탈락했다. 제청이라는 것은 총리가 하라는대로 대통령이 임명하라는 것이 아니다. 헌법에서 국무위원과 그에 준하는 몇개의 책임있는 인사에 대해서 국무총리의 제청을 규정하고 있지만 동시에 공무원 임면권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규정한다. 두가지를 합쳐서 생각해보면 국무위원이나 그에 준하는 책임있는 자리의 사람은 대통령이 총리와 의미있는 협의를 하라는 취지다. 총리가 하라는 대로 대통령이 따르라는 취지는 아니다.

만약 총리가 하라는 대로 대통령이 따르라는 취지라면, 그것은 대통령 중심제와 대통령 책임제라는 헌법의 근간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내각 추천과정에서 의미있는 협의는 대통령과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는 말을 분명히 할 수 있다.

- 검증과정에서 탈락했다는 것은 청와대 내부 검증에서 탈락했다는 의미인가?

▲ 그렇다. 사전에 복수안에서 단수안이 되는 과정에서 선택되지 못했다. 장관급에도 있었고 차관급에도 있었다.

- 책임총리제 운영에 관해서는 대통령과 주례회동 등을 통해서 충분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주례회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언제 어떻게 만나고 의제 선정 등은 어떻게 되는지 등도 궁금하다.

▲ 매주 월요일에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 한다. 의제는 사전에 실무선에서 그 전주 주말 즈음에 정해진다. 국무조정실에서 정리하면 정리서면을 들고 주례회동에 나선다. 한주간 주요한 문제들, 앞으로 내각이 해야될 중요한 일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거나 갈등이 수반될 수 있는 예민한 현안들 중심으로 한다. 여기에 다수의 국민이 관심을 갖거나 걱정을 하는 의제 등을 골라 5~6개항 정도를 추려서 회동한다.

건별마다 대통령이 의견을 주거나 물어보거나 한다. 이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대통령의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은 정부의 성공을 위해 중요하고, 한 개, 한 개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사안에 대해 그때마다 생각이나 지침을 준다. 이는 내각의 운영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보통 낮 12시에 시작해 오후 1시 30분 이전에 끝난다. 주례회동 과정에서 내각이 해야할 가장 어려운 일들을 책임있게 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책임총리제라고 규정하고 싶다.

- 예전부터 국무총리가 꿈이라고 말했는데 총리는 이미 됐고, 혹시 대통령 출마계획은 있는지?

▲ 정치인이 된 이후 언론과 인터뷰 과정들에서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았다. 대통령이라고 말하면 너무 견제를 받을것 같아 소심한 마음에 국무총리라고 말했는데, 그게 딱 맞아떨어졌다. 현재로서는 더 이상의 꿈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생을 설계하면서 살아온 적은 한번도 없다.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에 불과하다. 여전히 앞날에 대해 설계는 가지고 있지 않다.

- 그렇다면 대통령 출마 계획은 없다고 보면 되나?

▲ 모든 일에 설계를 갖고 있지는 않다. 아주 늙으면 가난한 나라의 소년소녀들에게 꿈을 주는 역할을 하는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꿈은 있다.

- 가장 드리고 싶은 질문이 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로 대표되는 지역균형발전, 자사고와 외고폐지 같은 교육개혁 문제, 분배와 성장 등에 대해 우리 사회는 의견이 양분돼 있다. 스웨덴식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한국사회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사회는 짧은 시간 압축적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이견이 노출됐고 고통도 받았다.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과연 바람직한 한국사회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로 견고한 합의여야 하느냐는 관점에서는 수많은 스펙트럼이 있을 수 있다. 가장 느슨하게는 다수 국민의 의견 접근 정도도 있을 수 있고, 사회의 주요 당사자들이 쟁점마다 서면으로 합의하는 이른바 성문법적 사회적 합의도 있을 수 있다. 그만큼 스펙트럼이 넓다.

현재 한국에서는 다수 국민의 의견 접근만 이뤄져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스웨덴 모델이 바람직한데 그대로 옮겨 심기엔 부적합한 것도 있다. 첫째는 스웨덴은 우리보다 훨씬 규모가 작고 인구도 적은 나라다. 스웨덴 지도자들의 청렴과 검소와 헌신이 아주 오랫동안 쌓여 사회적 신뢰라는 자본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그런 사회적 신뢰라는 자본이 결핍된 상태다. 그런 스웨덴이지만 지도자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청렴 검소 겸손 헌신 등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축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데 십수년이 걸렸다. 우리처럼 사회적 자본도 없고, 신뢰라는 자본이 박약하고, 인구도 많고, 갈수록 파편화되는 한국에서 짧은 시간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에서 나는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접근 가능한 선에서 다수 국민 의견이 모아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한다.

- 외고와 자사고 폐지 등 교육개혁 문제들이 돌출되는 과정을 보면서 국민들은 답답해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국민적 합의로 다수의견을 추종한다면 여론조사를 해야하나, 투표를 해야하나, 어떤 방법이 있을까?

▲ 매사를 다 여론조사나 투표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람직한 방향이 있는데 과도기적인 부작용이 있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몇 가지 저항이나 갈등을 수반할 수 있는 혁신조치가 있다. 노동, 교육 등이다. 이런 분야는 저항이나 갈등의 소지에 대해 어떤 예방조치를 취하고 어떤 대책을 함께 추진해갈 것인가 등 처방이 포함된 추진계획이 나와야 한다. 그것을 외면하고 혁신조치나 추진계획만 세워가지고는 다수 국민과 함께 갈 수 없다.

그런 문제들을 갖고 있는 부처에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렇게 갈 경우 이러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그 대책은 뭡니까. 대책까지 포함한 기획을 가져오십시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해당 부처에는 쉬운 작업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 없이는 완성된 계획이라고 볼 수가 없다.

예컨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든지, 최저임금 인상이라든지, 근로시간 단축도 마찬가지다. 이런 ‘삼종세트’가 함께 안고 있는 고민이 있다. 노동의 질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삶의 질을 좋게 한다는 취지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노동의 양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조화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수반되지 않으면 그 계획은 완성된 계획이라고 볼 수 없다.

◆ 북한문제 "대단히 고통스럽지만 지혜로운 전략 필요"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 주도권,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하고 돌아오자마자 북한이 공교로운 시점을 골라서 발사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을 중요한 국정과제이자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국민들이 남북대화 재개에 쉽게 동의하기 힘들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해야할지, 총리로서 가진 복안은 있는지 궁금하다.(이 총리와의 대담은 북한이 화성-14호라고 명명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4일 이뤄졌다.)

▲ 문재인 대통령은 단 한번도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남북대화를 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최소한의 전제조건으로 핵의 동결, 도발의 중지 등 조건이 붙은 이야기만 했다. 또 하나의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 사이의 문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했다는 점과는 구분이 필요하다.

엄밀한 의미에서 칼로 무 베듯 잘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구분이 안될 것도 없다. 북한 핵 문제는 한반도의 문제임과 동시에 이미 국제문제가 됐다. 국제문제가 된 북한 핵문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의 문제다. 이것은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이 그에 동조한다는 원칙은 한미 정상회담 전이나 후나 달라진 것이 없다.

무엇을 한국이 주도하느냐는 북한 핵문제 이외의 분야, 확연하게 분간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비중이 어느 쪽에 있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겠다. 남북관계의 일반적 개선은 한국이 주도하겠지만, 이제는 핵탄두를 싣고 나를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가 드디어 레드라인을 벗어날 정도까지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한국이 주도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들어간 문제라고 봐야한다. 현 단계에서 대화를 하자는 구체적인 제의가 나오는 것은 어색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북한은 이제 갈 데까지 갔기 때문에 오히려 대화가 더 절실해지는 측면도 있다. 그러한 양면을 조화하는, 우려와 경고라는 한 측면과 최악의 상황을 서로 피하고 공동 번영과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해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 이제 그만해라’는 제안도 있을 수 있다고 보인다.

축약하자면 고도화된 레드라인을 넘은 정도의 북한 도발이 자행됐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화하자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제 당신들 여기까지 왔는데 더 나가면 우리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제라도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라’는 절박한 제안은 여전히 할 수 있다.

-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의도와 핵과 미사일 개발 능력을 고도화시키면서 능력을 과시하려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또 어떤 카드로 북한의 입장을 대화로 선회시킬 것인지 궁금하다. 아울러 최소한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북한의 도발 중단과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지도.

▲ 지금 상황은 ICBM 개발 성공 이전 단계의 여러 조건들이 계속 유효하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국제사회와 협의해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할 시기다. 분명한 것은 훨씬 고도화된 군사적 위협이 우리의 눈앞에 현존하게 됐다. 이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그렇게 만든 의도가 어디에 있느냐는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손자병법에 이런 말이 있다. 적과 싸울 때는 적의 의도를 보지 말고 능력을 봐라. 이 정도로 고도화된 군사적 위협이 우리 눈앞에 실재하게 됐는데, 현실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대단히 고통스러운 지혜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가 됐다. 청와대나 워싱턴이나 도쿄나 심지어 베이징까지도 고민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 무거운 질문은 모두 했다. 가벼운 질문으로 넘어가겠다. 최근에 총리 트위터도 많이 봤는데 굉장히 SNS 활동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직접 올리시는 건가?

▲ 아니, 목욕을 직접하지 비서가 대신하는가(웃음). 지금 트위터 팔로워가 2만3000명이 넘었다. 페이스북 친구도 한 달 만에 8000명 가까이 늘었다. 시간이 마땅치 않아 과거처럼 총리되기 전보다 자주는 못한다. 그러나 하루에 평균 한 건 정도는 올린다. 실시간으로 총리와 대화한다는 것이 신기한가 보더라. 일부는 질문처럼 '어, 직접 하세요?' 라는 물음을 주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답은 한결같다. '그럼 목욕을 직접하지 딴사람 시키느냐(ㅎㅎ)'고 한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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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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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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