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이성웅 기자] "쓰레기는 우리 주변에 어디든 있죠. 예술은 그런 거에요. 갤러리에 찾아가야만 볼 수 있고 어려운 게 아니라."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 조각, 고장난 텔레비전, 버려진 서랍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없이 스쳐지나갈 이 쓰레기들은 아티스트 유도영 작가에겐 훌륭한 재료다.
유 작가는 최근 우리나라 '업사이클(Upcycle) 아트'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예술가 가운데 한 명이다.
업사이클 아트는 말 그대로 버려진 쓰레기들을 활용해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유 작가 '재탄생(Re-Born)'이라고 이름 붙였다.
"업사이클 아트는 '버려진' 것들을 재료로 하다보니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왜 밝은 건 없을까' 하면서 제가 직접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죠."
그는 동화책 일러스트레이터로 오래 활동한 경험을 살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업사이클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버려진 가구의 서랍 안 쪽에 자신이 여행을 다니며 봤던 부산 감천문화마을과 군산 철길마을이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졌다. 박스 조각은 작품 속 작은 집의 지붕이 됐고 휴지는 목련 꽃이 됐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친근한 작품들을 만들다보니 자연스레 학생들의 예술 교육도 시작하게 됐다. 8월부터 현재 입주한 서울 용답동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다섯 살부터 초중고생, 대학생,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강의가 예정돼 있기도 하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과 함께 예술 작품을 만드는 건 유 작가가 업사이클 아트를 대하는 방식과 일맥상통한다.
유 작가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커다란 업사이클 설치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꿈"이라며 "예술이 갤러리에 가야만 접할 수 있는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같은 작업이 가능하도록 여러 기업이나 당국 등 지원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해외에서는 순수미술 뿐만 아니라 업사이클 아트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