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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시동도 못건' 국민연금…눈치보는 연기금·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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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승현 기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시동’도 못걸고 있다. 관리감독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도입을 공식화했지만 첫 단계인 관련 연구용역 입찰부터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국민연금의 모습에 여타 연기금과 보험사들 역시 눈치를 보며 소극적인 모습이다.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PEF)들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대조적이다.

24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 6일 발주한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 용역이 또 유찰됐다. 지난 5월 2일 첫 발주 이후 벌써 4번째(5월 25일, 6월 27일, 7월 6일) 유찰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한 용역 발주가 4번째 유찰됐다”며 “현 시점에서 차후 발주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답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국내 상장사에 투자한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세부 원칙과 기준이다. 투자대상회사를 잘 점검하고 우려사항이 있으면 회사와 적극 대화하는 등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이행하라는 의미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이와 관련된 7가지의 원칙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인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방침과 궤를 같이한다. 복지부 성과평가보상전문위원회는 지난 6월 28일 열린 제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기금에 적합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장기투자자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 가이드라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투자업계의 가장 맏형격인 국민연금이 도입 검토조차 못하다보니 여타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국민연금의 ‘눈치’만 살피는 상황. 익명을 요구한 공제회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도입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기존에도 내부적으로 의결권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국민연금에서 추진하는 것을 보고 유사한 형태로 가져가야 할 것 같은데 알다시피 국민연금의 상황이 지지부진해서 답답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도 “도입 여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은 내리지 않은 상태로 검토 중이다. 아직 보험사 중에서 결정한 곳이 없다. 국민연금은 가장 큰 운용기관으로 그들의 움직임이 아무래도 준거가 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더딘 움직임에 대해선 해석이 다양하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측은 민간과 달리 정부 부처의 직간접적 관리를 받는 연기금이 제도 도입 절차가 복잡하고 과정이 길어 늦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배구조원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 대개 부처에서 직접 관리하는 연기금은 시행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공무원들이 직접 도입 여부를 결정하려고 하지 않고 외부 전문 의견을 받아야 하니 늦어질 수 있다. 보험사들은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배당에 대해선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편이지만 기타 활동에 대해선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 또한 다른 곳들은 국민연금이 정하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벤치마크해 도입하겠다는 입장일 것”이라고 전해왔다.

이와는 달리 민간 자산운용사들과 PEF들은 도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운용사들은 자금의 수탁자로 위탁자인 연기금들과 입장이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연기금과 보험사는 돈을 맡기는 입장이고 운용사는 돈을 맡아 굴리는 입장인데 사업 목적상 연기금과 보험사가 참여한다고 했을 때 수탁사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 여부 등 확인할 것이다. 국민연금이 도입 계획을 확정한 후 준비하면 운용사들은 국민연금이 원하는 수준으로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운용사들은 잠재적 고객들의 움직임보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 PEF는 산업은행에서 참여하는 기관에 대해 가점을 주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니 대거 들어왔다”고 풀이했다.

이밖에 국민연금의 용역 예산비가 짜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있다. 국민연금이 발주한 관련 용역의 예산비는 2억원(부가세 포함)이며 연구기간은 5개월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관련내용에 대해 접해본 적은 있지만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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