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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승마지원 내가 결정…이재용에 보고 안해"

기사입력 : 2017년08월02일 14:10

최종수정 : 2017년08월02일 16:43

"이재용 부회장에 보고했다면 '스톱' 해줬을텐데" 후회

[뉴스핌=최유리 기자] 삼성의 승마 지원과 재단 출연은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의 결정이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관련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원 5인에 대한 50차 공판기일에는 최지성 전 실장이 피고인 신문 대상자로 나왔다.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 <사진=뉴스핌DB>

최 전 실장은 "삼성에 재직하는 동안 그룹의 최종 의사결정권은 내 책임 아래 있었다"면서 "이 부회장에게 어떤 내용을 공유할 지도 내가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 전 실장의 판단에 따라 후계자 수업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 투자·인수·합병 등 중요한 사업 결정, 계열사 경영 리스크 등을 선별해 이 부회장에게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전 홍완선 전 국민연금 본부장이 이 부회장을 만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특검의 질문에는 "홍 전 본부장이 이 부회장을 만나자고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최 전 실장은 "밖에서는 이 부회장을 최종 의사결정자로 보지만 이는 내부 조직 운용 체계나 관행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이 부회장이 회사를 대표해 나가는 일이 많고 그룹 총수라고 하니 오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검이 뇌물로 주장하고 있는 승마 지원이나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에 대해서도 최 전 실장이 결정한 일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게) 보고를 들으니 최순실이 뒤에서 장난을 친 것 같은데 확인한 적도 없고 잘못하면 유언비어가 돌 수 있어 이를 전달하는 게 적절한가 싶었다"면서 "후계자에 오른 사람을 구설수에 휘말리게 만들 필요가 있겠나 (우려했다)"라고 증언했다.

최 전 실장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알 게 된 시점은 2015년 7월경이다. 박 전 사장이 독일에서 최씨의 최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난 후 최씨의 영향력을 알게 됐고, 이를 최 전 실장에게 보고한 때다. 당시 박 전 사장은 '최씨의 딸 정유라 승마 지원을 안 할 경우 불이익이 예상된다'고 보고했고, 최 전 실장은 지원을 승인했다.

이어 최 전 실장은 "나중에 이 부회장에게 승마단 전지훈련 보내는 내용을 보고 했지만 정유라 얘기는 끝내 안했다"면서 "만약 보고했으면 이 부회장이 스톱해주지 않았을까 후회도 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는 전날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의 진술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

그는 "이재용 부회장은 부회장 취임 후 글로벌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며 "최 부회장이 그룹 주요 사안에 대해 필요한 경우에만 정보 공유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이 부회장에게 전달하는 걸로 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이 자신의 재판에서 입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재판부는 박상진 전 사장을 시작으로 황성수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 장충기 전 차장, 최지성 전 실장 순서대로 신문을 진행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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