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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D 디데이

[뫼비우스 단상] 파놉티콘. 시놉티콘. 바깥

기사입력 : 2017년08월04일 18:15

최종수정 : 2017년08월07일 11:26

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파놉티콘, 시놉티콘이란 말이 곧잘 쓰인다. 간단히 설명하면 파놉티콘은 원형 감옥인데 둘레의 방에 갇힌 죄수들을 감시하는 중앙의 방이 비어있는 상태이다. 죄수들은 중앙의 빈 방에 간수가 있다고 여긴다. 그렇게 길들여졌고 그런 자기 검열이 내재화되어 있다. 권력과 시민들의 관계로 흔히 해석되는 바 중앙의 권력의 입장에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이고 시민들의 입장에선 세뇌되어 알아서 기는 것이다.

시놉티콘은 그에 대립되는 개념이다. 즉 이번엔 바깥에서 안쪽을 감시하고 경종을 울리며 심판도 하는 것이다. 언론의 역할이 그럴 것이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선 시민 운동이 그 역할을 한다. SNS가 발전된 지금은 그러한 운동이 보다 효과적이다. 아랍의 봄인 자스민 혁명이나 최근의 광화문 촛불집회가 이런 사례에 속한다.
파놉티콘이 먼저였을테고 그에 대한 저항이 시놉티콘이다. 전자는 원형이고 후자는 원형으로 간주된다.
원은 우주라든가 마음처럼 긍정적이며 근원적인 것, 원대한 것과 통한다. 주역도 원이다.
하늘과 땅을 천원지방이라고 하듯이 자연엔 원의 성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자연에서 비롯된 문명은 진행되면서 그 원이 뒤틀리는 양상 또한 띄어간다. 로마의 원형 경기장인 콜로세움도 그런 예의 하나일 것이다. 검투사나 맹수가 동원되고 심지어는 기독교인들이 희생자가 된다.
이쯤에서 폭력에 대한 이론 하나를 빌어 오고 싶다. 물론 권력과 폭력은 다르다. 권력은 파놉티콘이나 시놉티콘, 콜로세움에서 보듯 폭력적이기도 하고 시민들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때 바람직한 것이 되기도 한다. 폭력화된 권력, 폭력 자체가 문제인데 르네 지라르는 이에 천착해 희생양 이론을 만들어 낸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사회엔 폭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 큰 폭력을 막기 위해 작은 폭력이 필요하다. 작은 폭력을 미리 만듦으로써 큰 폭력을 방지할 수 있다. 작은 폭력의 대상자 즉 희생자로선 그가 보복할 힘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그는 억울하게 희생된 뒤에 성스럽게 미화된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의 살해에 동참하고도 느끼지 못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을 위해서이다. 대강 이런 식인데 인간이 사는 사회나 문명의 끔찍함을 역설적으로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인류사엔 진실과 평화 역시 존재했고 존재한다. 르네 지라르가 간과하거나 자신의 이론을 위해 배제시킨 부분이다. 서양의 이론들은 여기서도 보이듯이 어느 부분을 과도하게 부각시키기도 하고 그 극대화를 위해 반론이 될만한 소지들을 외면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주역을 가진 동양으로서는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경전의 결여로 인해 무모할 수 있는 자유를 가졌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로 인해 진실에 대한 전율적인 통찰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며 학문적 성과로 이어진다. 어쨌든 인류사에서 폭력은 마이너하지 않고 메이저에 가까운 게 사실일텐데 갑의 위치에 있는 국가들도 폭력을 이용해 자기네 권력이든 사회의 존속을 시킬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콜로세움은 그런 면을 포함해 갑의 오락성, 둘러리로 삼고 싶은 시민들 길들이기 등 다양한 꽁수 차원에서 당시의 권력 측에서 고안되었을 것이다.
로마 문명의 영향 또한 짙게 받은 서양 문명은 중세, 근세를 거치면서도 폭력의 문제는 증대되면 되었지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없었다. 물론 이런 점에선 서양 문명만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이다. 폭력 아닌 평화를 외치는 중세의 기독교마저 폭력의 생산자 위치에 주로 서 있었다. 그런 흐름 속에 18 세기의 영국에서 벤담의 공리주의가 탄생된다. 산업혁명 무렵으로 부의 성장과 함께 그 그늘로서 불평등이 커지던 시대였다. 파놉티콘은 그런 시대 상황 속에 처음 벤담에 의해 나온 아이디어였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한다는 논리 하에 저비용 고효율로 죄수 같은 사람들을 관리하자는 차원이었다. 그러한 파놉티콘이 현대에 와서 푸코에 의해 이 글의 서두에 쓴 내용으로 재해석된 것이다. 그것은 근현대 사회의 권력 메카니즘의 핵심을 꿰뚫는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파놉티콘에 저항해 출현한 시놉티콘 역시 탁월하다. 그 둘 모두 현대 사회를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는 훌륭한 후레시들이자 실제로 돌아가는 실체들이다.
그런데 내가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른 것이다.
파놉티콘과 시놉티콘 둘 모두 옵티콘(opticon) 즉 시각과 관련되어 있다. 파놉티콘은 판(pan) + 옵티콘(opticon)이며 시놉티콘은 신(syn) + 옵티콘(opticon)이다. 전자는 ‘두루 본다’이며 후자는 ‘함께 본다’이다. 둘 모두 시각이란 패러다임과 호응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 강점을 약화시키려는 뜻은 전혀 없다. 권력이 지 멋대로 시민들을 유린할 때 시민들은 자신을 방어하고 못된 권력을 저지시키는데에 놀라운 감동의 모습을 보여왔다. 질식할 듯한 상황에서의 거룩한 자유에의 행진과 빼앗길 수 없는 권리의 쟁취는 현대 사회의 핵심적인 흐름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의 담론은 파놉티콘에서 시놉티콘으로 넘어간 다음에 혹 멈추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심하게 말하면 그릇된 시각을 올바른 시각으로 교정한 다음에 멈추어진 것은 아닐까. 그 둘 모두 시각이라는 패러다임과 연결된 사유란 사실의 의미에서 느껴지는 것은 없는 것일까.
지금껏 써온 내 에세이의 흐름 중 하나는 현대 문명에서 시각이 우리의 오감 중에 가장 강하게 부각되어 있다는 것이다. 시각은 지나치게 과열된 정보들에 의해 폭력을 당해 피로감에 쌓여 있다. 그와 동시에 또한 바로 그런 이유에서도 시각이 폭력화되기도 한다. 시각에 너무 과부하가 걸린채 진행되는 게 현재의 우리 문명의 큰 특징이다. 그러나 인류의 문명사가 모두 그렇지는 않았다. 시각보다 청각이 중시된 문명도 있었다. 현대가 비디오 세계라면 중세는 오디오 시대라고 말하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아쉽게도 책의 제목과 저자명이 생각나지 않는다. 시각, 청각을 포함한 오감을 낮게 보는 문명 내지 공동체도 있었다. 이를테면 불교 공동체에선 오온개공이라는 말을 쓴다. 그런 거시적인 맥락을 생각할 때 시각에서 시각으로의 이동은 훌륭한 담론인 동시에 뭔가를 놓칠 수도 있는 담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러면서 파놉티콘과 시놉티콘의 바깥으로 마음이 갔다.
권력이 장난치는 거나 그런 권력에 대해 장난치지 말라고 노려보는 눈. 그 후자는 전자가 깔아놓은 판 위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자가 깔아놓은 판 자체를 날려버릴 태풍까진 아니다. 전자의 모델을 빌려 전자의 횡포에 응징하는 것이다. 새로운 디자인은 나오지 않는다. 주어진 모델에 내용물만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독일에서 히틀러의 파시즘이 폭력을 휘두르던 시절에 빼놓을 수 없는 사상가 한 명이 한나 아렌트이다. 그녀는 전체주의에 대해 끝까지 저항을 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사랑을 주장한다. 의외로 소박한 개념이다. 그러나 소박과 순수는 오래 간다. 가장 지속성이 있는 가치일른지도 모른다. 인간의 본질이기에 그렇다. 권력과 사랑은 인간이나 그 집단인 사회에서 핵심적인 범주들이며 이분법적으로 쉽게 정의되고 평가되는 것이 아니지만 말이다.
파놉티콘이나 시놉티콘은 아주 단순화시키면 눈빛과 눈빛의 싸움이다. 정확하게는 눈빛의 부재와 눈빛의 싸움이다. 그 양쪽은 모두 감시와 재감시 등등으로 차갑게 빛난다.

이에 반해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눈빛은 전혀 다르다. 양자 간에 감시 따윈 없다. 사랑만이 흐른다. 눈빛에서 감시의 긴장을 빼면 달라진다. 별빛처럼 되고 음악처럼 된다. 또한 명상의 세계에선 눈을 감는다. 시선이 외부에서 내면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런 세계를 바탕으로 그 이상에 대해 적어도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파놉티콘. 시놉티콘 그 두 개를 둘러싼 맥락 바깥을 보여주기에 권력놀음하는 짓거리나 그에 저항한 정의로운 몸짓을 포함한 더욱 큰 그림, 초원이나 바다, 하늘마저 바라보게 하는 상상력이 제공될 수 있다. 상상력은 당장엔 힘이 없을 수는 있어도 언젠가 놀라운 것을 창출할 때의 씨앗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파놉티콘에 대항하는 시놉티콘 역시 유한성과 한계를 지닌 인간이 개재될 수밖에 없는 바 문제를 띨 수 있다. 가령 불의의 권력에 저항함에도 그 스스로도 어느 순간 페쇄성이 생기거나 폭력성을 띨 수도 있게 된다. 그릇된 보수의 진영 논리에 저항하는 시놉티콘적 성격의 운동에서도 그와 똑같은 진영 논리가 발견되곤 하는 등등의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맹점에 대해 파놉티콘이나 시놉티콘의 바깥으로 사유의 폭을 확장하게 되면 가령 시각 너머 청각에 마음을 기울일 경우 경청이라는 가치를 품을 수 있게 된다. 타자의 모순 뿐 아니라 그것을 질타할 때의 자아의 모순에도 가만히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순간도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에 파놉티콘과 시놉티콘의 팽팽한 싸움들이 행해진다. 그것들을 그 바깥의 다른 눈들로도 바라본다면 사태에 대한 해석뿐 아니라 담론도 더욱 풍성해짐으로서 새로운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고 우리가 속한 문명 너머도 꿈꿀 수 있는 자유의 사색자가 될 수도 있다.

이명훈(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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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쟁점…쌀·쇠고기·구글지도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오는 8일 1일까지 관세 유예기한이 연장되면서 일단 3주간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앞으로의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수차례 협상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은 결국 '비관세장벽' 때문이다. 특히 한국 측이 민감분야로 설정하고 있는 ▲쌀 시장 개방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 ▲구글 정밀지도 반출 허용 등 3가지 쟁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제조업 협력' 카드 제시했지만…美, 농축산물 개방까지 요구 미국 정부는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에 대한 품목관세(25%)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1시 20분(한국시간)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및 발효일자 등이 포함된 서한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2일 발표한 국가별 관세와 같은 수준이다. 협상 시한이 3주간 연장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국 정부는 앞서 미국 측에 '제조업 협력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미국 측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이 농축산물 등 민감분야를 사수하면서 '제조업 협력' 카드만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결국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짧은 시간동안 국익 최우선 원칙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이슈들에 대해 합의 도출까지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 자동차·철강 품목관세 인하 vs 농·축산물 개방 '저울질' 한미 간 몇 차례 협상에도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는 결국 미국 정부가 농축산물 시장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국의 정밀지도를 구글에 허용해 달라는 요구 역시 한국 정부로서는 민감한 쟁점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의 목표는 이 같은 민감분야를 사수하면서 자동차·철강 품목관세를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6일 협상 결과에 대해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관세 철폐 또는 완화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USTR 대표가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관세협상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5.07.06 dream@newspim.com 문제는 농업계와 소관부처(농림축산식품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과거 정부도 쌀 시장 개방과 쇠고기 수입을 검토했다가 강한 저항에 부딪혀 보류한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품목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조건이라면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산업부는 8일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미국 측의 주된 관심사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국내 제도 개선, 규제 합리화 등과 함께, 양국 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통해 핵심산업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 측의 요구대로 자동차, 철강 등 품목관세를 원하는 수준으로 인하(철폐)될 경우, 미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비관세장벽 개선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품목관세 철폐와 비관세장벽 개선 두 가지 요소를 놓고 얼마나 균형적이고 합리적이 수준으로 타결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상호호혜적이고 균형적인 협상'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부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상호 호혜적인 협상결과 도출을 위해 협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 2025-07-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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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살' 슈퍼주니어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가 8일 정규 12집 'Super Junior25'(슈퍼주니어 이오)로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슈퍼주니어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다. 총 9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 곡은 'Express Mode'(익스프레스 모드)다. 'Express Mode'는 댄서블한 사운드와 중독적인 후렴구가 특징인 업템포 클럽 팝 곡으로, 가사에는 현재에 멈추지 않고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패기 넘치는 태도를 담았다. 어느덧 20년이 된 슈퍼주니어가 컴백을 기념하여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1. 드디어 정규 12집,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이 발매되는 소감은?- 이특: 슈퍼주니어가 20년을 함께했다. 저 역시 너무나 놀라운 시간이었는데,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욱 놀라운 시간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시원: 믿기지 않을 만큼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값진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함께해 준 멤버들, 스태프들, 그리고 무엇보다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팬분들 덕분에 이 앨범이 더욱 의미 있게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 2. 앨범명도 특별하다. 'Super Junior05'에서 'Super Junior25'가 됐는데, 슈퍼주니어에게 있어 가장 많이 바뀐 것과 그래도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희철: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저의 외모.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다이어트도 하고 식단도 했는데…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이특, 은혁의 동안력과 몸무게. 둘을 보며 좋은 자극을 많이 받는다.- 예성: 정신 연령? ㅎㅎ 우리는 아직 20대 같다.- 려욱: 멤버들의 입담과 '티키타카'는 변함없는 것 같다. 대본 없이 우리끼리 카메라 하나 두고도 콘텐츠 백만 개는 나올 것 같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3. '히트곡 부자'로 유명한 만큼 타이틀 곡을 정하면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Express Mode'가 선정된 이유가 있다면?- 예성: 다른 좋은 곡들도 많았지만 이 노래가 가장 '타이틀 곡' 같다고 느껴졌다.- 신동: 저희는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하지 않나, 이번에도 고민 진짜 많이 했다. 그런데 'Express Mode'를 듣자마자 다들 "이거다!" 싶었다. 슈퍼주니어다운 에너지와 재치, 그리고 요즘 감성까지 딱 잘 버무려진 곡이라, 들으면 그냥 바로 타이틀! 하는 느낌이다.- 은혁: 20주년이라는 숫자와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한발 한발 더 나아가겠다는 의미도 있고, 음악과 퍼포먼스도 우리를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려욱: 데모 들을 때만 해도 'Haircut'에 한 표를 던졌던 나였지만, 녹음을 하고 보니 'Express Mode'가 우리의 에너지를 잘 담고 있었고 퍼포먼스까지 멋지게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돼서 인정하게 됐다. 4. 최근 일상에서 나를 제일 'Express Mode'로 설레게 혹은 달리게 만드는 것은?- 희철: 반려견 기복이 산책.(웃음) 기복이 활동량이 상당해서 하루에 몇 번씩 산책을 하는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기복이가 저를 미친 듯이 달리게 만든다.- 예성: E.L.F.들과 어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저를 'Express Mode'로 달리게 만든다. 우리 더 가까워지자!- 려욱: 노래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E.L.F.들에게 멋진 노래를 들려주고 싶고, 하루빨리 콘서트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규현: 퇴근 후 접속하는 '33 원정대'.(웃음) 오랜만에 빠지게 된 게임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5. 타이틀 곡 'Express Mode' 퍼포먼스, 준비하면서 어렵지는 않았는지?- 예성: 디스크 때문에 조금 고생했지만 안무가 좋아서 더 열심히 했다.- 신동: 솔직히… 좀 힘들었다. 하하! 퍼포먼스가 진짜 'Express Mode'로 달려야 해서, 예전처럼 체력으로만 밀어붙이긴 어렵더라. 대신 디테일한 표현, 팀워크를 더 살리려고 노력했다. 근데 또 무대 올라가면 신기하게 힘이 난다. E.L.F. 앞이라 그런가 보다.- 은혁: 멤버들 모두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잘 준비했다. 그래서 그런지 전혀 어렵지 않았다.(웃음) 6. 앨범 콘셉트인 'SUPER AWARDS'처럼 서로에게 주고 싶은 상 이름을 직접 정해본다면?- 신동: 은혁이한테 '몸이 한 개로 부족했상'을 주고 싶다. 안무 짜랴, 디렉팅 보랴, 촬영 챙기랴… 진짜 슈퍼 히어로다. 그리고 희철이 형한테는 '말은 많았지만 행동도 많았상', 은근히 뒤에서 멤버들 챙기고 조용히 마음 써준 거 다 알고 있다. 나머지 멤버들에겐? '아직도 이렇게 잘생겼상' 드린다. 왜냐면… 정말 아직도 잘생겼으니까.(웃음)- 려욱: '너네가 짱이야 상' 7. 지난 20주년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시원: 나이가 드는지 데뷔 무대가 갑자기 기억이 난다.- 려욱: 데뷔했던 순간이 제일 마음에 와 닿는다.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를 떠다니듯 춤추고 노래했던 기억이 난다. 꺼진 마이크에 크게 목놓아 부른 'Twins'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규현: 'SUPER SHOW' 투어를 다닐 때인 것 같다. 어느새 너무 오랜 시간 공연을 해와서 기억도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역시 남는 건 벅차게 느꼈던 공연 순간의 감동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8. 슈퍼주니어하면 콘서트도 빼놓을 수 없는데, 'SUPER SHOW 10' 투어가 곧 시작된다. 200회 공연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새롭게 세워보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이특: 숫자에 대한 기록이라면 300회, 400회, 계속해서 새로운 숫자를 써 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렀을 때 'SUPER SHOW'가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새롭게 재탄생하기를 바라본다.- 예성: 기록에 대해선 큰 생각은 없지만 하다 보니 200회 공연이 되다니 신기하다. 벌써 우리가 이렇게 오래 공연을 하고 있다니!- 려욱: 300회까지 가면 좋을 것 같다.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관객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쌓일수록 그 횟수가 어떻든 행복할 것 같다.- 규현: 가보지 못했던 곳들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에 E.L.F.가 살게 되는 기록도 꿈꿔본다! 9. 슈퍼주니어에게 붙는 수식어가 많은데,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앞으로 어떤 수식어를 더 만들어가고 싶은지?- 은혁: 너무 거창한 수식어들은 솔직히 좀 민망하고 쑥스러운 것 같다. 그냥… '수식어가 필요 없는 그룹' 슈퍼주니어라는 표현이 가장 좋지 않을까?- 려욱: '한류 광개토대왕'이 제일 좋다. 어렸을 때 광개토대왕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 마음에 콕 박힌다. 10.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희철: 이제 우리가 무슨 바라는 목표가 있겠나… 무탈히 즐겁게 활동 잘 마치길 바란다. 사랑한다 멤버들아!! 건강하자!!- 예성: 활동 끝까지 무사히 잘 해내고 싶다.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원: 이번 앨범은 단순한 앨범이 아니라, 저희가 걸어온 20년의 시간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여정이 누군가에겐 시작점의 작은 용기나 희망이 되고, 후배들에게는 '이렇게 꾸준히, 진심으로 해 나가면 가능하구나'라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 11. 20년 동안 슈퍼주니어를 지켜준 E.L.F.에게 한 마디- 이특: 한결같이 우리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E.L.F.! 이제는 우리가 받았던 사랑을 돌려주고,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늘 고맙고 사랑한다!- 동해: E.L.F.가 없었다면 모든 것이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꽃이 예뻐도 하늘에 햇빛이 없고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듯이, 우리는 E.L.F.라는 존재가 없으면 내일 당장 시들어 버릴 거다. E.L.F.에게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진심으로 사랑해!- 려욱: 우리와 함께해 준 영원한 친구 E.L.F.들 정말 고마워. 함께 울고 웃던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내 인생에 큰 선물이고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 20주년 너무 감사하고 우리 앞으로 함께하자. 사랑해. 슈퍼주니어는 8월부터 데뷔 20주년 기념 투어 'SUPER SHOW 10'(슈퍼쇼 10)에 돌입한다. 투어의 막을 올리는 서울 공연은 8월 22~24일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개최된다. 또한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9월 홍콩, 자카르타, 10월 마닐라,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리마, 산티아고, 11월 타이베이, 방콕, 12월 나고야, 2026년 1월 싱가포르, 마카오, 쿠알라룸푸르, 가오슝, 3월 사이타마까지 슈퍼주니어는 전 세계 16개 지역에서 투어를 이어가며 '레전드 공연킹'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20주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전망이다. oks34@newspim.com 2025-07-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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