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시장 예상가인 5000억~6000억원 "과도하다" 반응
PBR·인수 시너지 감안 시 4000억원대 이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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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조인영 기자] 가격 문제로 지난해 매각이 불발됐던 하이투자증권이 몸값을 낮춰 M&A 시장에 재등판하자 은행과 증권사, 사모펀드 등 관심을 갖는 인수 후보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관련업계에선 하이투자증권의 몸값을 5000억원대 전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PBR(주가순자산비율)과 인수 시너지를 감안할 때 3000억원대 안팎이 적정가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뉴스핌> |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는 1년 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하이투자증권의 장부가액은 올해 3월 말 7362억원에서 6월 말 4534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이 현대로보틱스 지분 매각대금 중 2828억원을 하이투자증권 손상차손으로 인식한 영향이 컸다.
몸값이 낮아지자 DGB금융지주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최근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들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5000억~6000억원대는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가격대라면 살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증권사 평균 PBR인 0.7배로 따져보면 하이투자증권은 4120억원 안팎이다. 통상 증권사 M&A에서 거래되는 0.8배로 산정해도 4700억원으로 5000억원을 넘지 못한다. 농협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 인수 당시 PBR 0.79배를, 메리츠종금증권이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시 0.85배를 각각 적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M&A 한 관계자는 "하이투자 매각가는 2000억원 중후반에서 3000억원선이 적당하다"며 "대우조선 디폴트를 감안하고 PBR을 1배 이하로 산정하면 3000억원 미만에서 책정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의 6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6891억원이다. 시가총액은 2962억원(KOTC, 8월 9일기준)으로 이 둘을 나누면 PBR은 0.43 수준이다. 자기자본에 PBR 0.43배를 적용하면 현대중공업이 매각하는 하이투자증권 지분(85.32%)의 가치는 약 2500억~2600억원선이 된다는 분석이다.
시너지 차원을 감안해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하이투자증권은 매각 작업이 지연되면서 영업 활동이 위축됐고, 자산운용 손실이 발생하며 영업실적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2분기 매출은 1540억원, 영업손실은 184억원으로 영업손실률이 11.9%다. 현대중공업 측은 "장외파생상품(ELS) 수익 감소로 매출이 줄었고, 채권평가손실 및 구조조정 비용 반영으로 2분기 적자를 봤다"고 설명했다. 또 하이투자증권은 대우조선 회사채(400억원)에서도 올해 1분기 54억원, 4월 171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을 앞둔 현대중공업그룹이 경영프리미엄을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DGB금융과 IMM PE 모두 이번 프라이빗딜에서 4000억원대를 넘지 않게 써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선 하이투자증권이 큰 매력이 없고, 가격도 비싸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며 "인수의향자들은 이번 인수전에 하이투자증권의 PBR와 시너지 등을 고려해 가격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