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삼성물산 미청구공사 6개월새 30%대 줄어
대형사 미청구 비중 감소세..해외사업 정상화 진입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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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불안이 상당 부분 사라질 전망이다.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공사를 하고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공사가 줄고 있어서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현대산업개발 제외)의 해외 플랜트 미청구공사는 지난 6월 말 기준 5조5070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4조5500억원)과 비교해 17.3%, 금액으로는 9500억 넘게 줄어든 수치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에 잠재 부실로 분류된다. 2010년~2012년 집중적으로 수주한 저가 사업장에서 주로 발생했다.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공사기간이 지연되고 손실이 누적되자 미청구공사 회수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았다.
대우건설은 작년 플랜트 사업에서 7090억원의 적자를 봤다. GS건설과 대림산업도 1090억원, 718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에 변동은 있지만 이익을 보지 못하는 상황은 최근 3~4년간 이어진 것이다.
플랜트 부문에서 업계 수위를 다투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가장 많이 줄였다. 이 회사는 미청구공사 금액을 작년말 9480억원에서 올 6월 기준 6340억원으로 6개월새 33.1% 줄였다. 지난 2015년 말 미청구공사가 1조36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6개월 만에 절반 넘게 줄인 셈이다.
미청구공사 규모가 큰 사업장에서 성과를 냈다. 지난 2014년 수주한 투르크메니스탄 에탄 크래커 프로젝트는 1840억원에서 115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해 사업을 따낸 알제리 지젤 1600MW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은 820억원에서 340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엔지니어링 기업은 국내에서 주요 부품을 만들어 해외 사업장에 설치하는 과정에 시차가 발생하다 보니 미청구공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공정 관리를 철저히 진행하고 미청구공사 회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은 4300억원이던 미청구공사가 2980억원으로 30.1% 줄었다. 저가로 수주한 사업장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라빅(Rabigh) 2 IPP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기준 미청구공사가 730억원이었다. 이 금액을 상반기에 모두 청구했다. UAE 원전 플랜트는 144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감소했다.
GS건설은 9960억원에서 7930억원으로 미청구공사가 감소했다.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정제소 확장 공사(Refinery Expansion Project PKG-2)에서 발생한 700억원을 모두 털었다. 사우디 라빅 II(CP-3&4) 공사는 61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줄었다.
또한 SK건설은 지난해 말 4500억원에서 지난 6월 기준 3500억원으로 줄였다. 대우건설은 4840억원에서 3620억원, 현대건설은 1조9310억원에서 1조6170억원, 롯데건설 460억원에서 450억원으로 낮아졌다.
미청구공사가 줄어들어 건설사의 어닝 쇼크 불안도 다소 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관측이 있다. 미청구공사는 계속 감소할 공산이 크다. 저가 사업장이 대부분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데다 최근 수주한 사업장은 수익성에 집중한 덕이다. 미청구공사 금액이 일부 매출채권으로 이동했지만 발주처가 미청구공사를 인정한 만큼 공사대금 회수에 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지 않다.
대형 건설사 해외사업부 담당자는 “발주처가 미청구공사에 대한 청구를 받아줘야 매출채권으로 인식하는데 일단 미청구공사가 줄면 공사대금 회수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과거와 달리 국내 건설사들이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이 재발할 우려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