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가진 컨퍼런스에서 "통화정책 수정 결코 쉽지 않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 참석에 앞서 독일에서 컨퍼런스를 가졌지만 통화정책 정상화 방안에 대해 함구했다.
이번주 잭슨홀 미팅에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축소에 대한 힌트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사진=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을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의 린다우에서 가진 컨퍼런스에서 유로존 경제의 탄탄한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지표들이 유로존 경제 펀더멘털이 강력해지고 있고, 회복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적완화(QE)가 부채위기를 맞았던 19개국 공동통화존의 성장률 회복에 기여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 10년간 ECB뿐 아니라 전세계 주요국이 시행한 통화정책 및 감독이 글로벌 경제의 저항력을 높였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그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월 600억유로 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축소와 관련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드라기 총재는 “케인즈 학파의 주장처럼 상황이 변할 때 이에 맞춰 통화정책을 변경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정책을 수정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앙은행의 정책으로 실물경기가 개선됐지만 새로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히 단기 금리와 같은 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의 효과가 제한될 때 중앙은행의 위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 ECB의 자산 매입 축소 기대가 번지면서 유로화와 회원국 국채 수익률이 동반 상승했다.
연초 이후 유로화가 달러화에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 물가는 디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렸던 정책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표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경제와 유로화의 동반 상승 기류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날 드라기 총재가 통화정책 수정에 관한 발언을 피했지만 이른바 ‘출구전략’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하다.
미즈호 인터내셔널의 크리스텔 아란다 하셀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경제 지표가 유로존의 탄탄한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다”며 “9월 회의에서 ECB가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오는 25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가 이 자리에서도 통화정책 향방에 대해 언급하는 데 지극히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