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환경연대, 24일 릴리안 생리대 피해 기자회견
피해자2명 "'순면 100%' 광고믿었다...화난다" 증언
[뉴스핌=심하늬 기자]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에 직접 나와 피해를 호소했다.
이들은 폐경을 의심할 정도로 생리 기간이 급격히 줄거나, 주기 개념이 아예 사라질 정도로 극심한 생리 불순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릴리안 생리대에 대한 피해는 47시간 만에 3000여건이 접수됐다. 아울러 릴리안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피해자들은 24일 8400명 가까이 된다.
여성환경연대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연대 레이첼카슨홀에서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제보 결과 및 제보자 발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식약처 등 행정당국에 일회용 생리대의 부작용 규명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뒤 부작용을 겪었다는 제보자 2명의 실제 증언이 이어졌다. 제보자들은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뒤 생리 기간이 줄거나 생리 불순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유해물질이 없다' '100% 순면'이라는 광고를 믿고 썼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릴리안 생리대를 1년 이상 썼다는 한 40대 여성 제보자는 "월경을 보통 5~6일 했었는데 지난해부터 하루씩 줄더니 올해 초부터는 하루 밖에 안할 정도로 줄어 폐경기인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3년간 릴리안 생리대와 팬티라이너를 썼다는 20대 여성 제보자도 "사용감도 좋고 유해물질 없는 100% 순면 제품이라고 해서 믿고 썼는데, 생리 주기 개념이 없어질 정도로 생리 불순을 겪었다"며 "스트레스 등 개인적 문제인줄로만 알았는데 생리대 때문일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돼 화가 난다"고 말했다.
단체에 따르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다른 20대 여성 제보자는 난소증후군 판정까지 받았다. 그는 2011년부터 릴리안 순수한 면 생리대 등을 쓴뒤 2015년 난소증후군 판정을 받고 현재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환경연대는 지난 21일 저녁 7부터 23일 오후 4시까지 릴리안 생리대 피해 접수를 받았다. 47시간만에 3009건이 접수됐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200~300명 정도 제보할 거라 예상했는데 저희로서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제보자의 연령대는 10대에서 60대까지로, 20대와 30대가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제품을 이용한 기간은 '3개월 이하'(9.2%)부터 '2년 이상~4년 이하'(29.1%)까지 다양했다.
제보한 여성 가운데 65.6%(1977명)가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후 생리주기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주기가 1∼2개월 바뀌었다는 응답이 22.7%(684명), 3개월 이상이 10.3%(311명), 6개월 이상은 12.3%(370명)였다.
생리 기간이 변했다는 응답도 많았다. 응답한 여성의 70.7%(2126명)은 생리기간이 최대 5일 이하까지 줄었다고 답했다. 생리가 아예 끊어졌다는 답변도 4.7%(141명)에 달했다.
릴리안 생리대를 쓴 뒤 생리통이 심해지거나(68%·2045명) 피부질환이 생기고(48.3%·1453명), 질염 등 염증 질환을 겪었다는 응답(55.8%·1680명)도 있었다.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위해성 평가와 건강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제보 응답이 어디까지 사실이고 원인물질이 무엇인지, 생리대와 건강 이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라며 "이번 사건이 여성위생용품 등 생활 속 화학물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피해자들은 식약처에 일회용 생리대의 성분을 전수조사하고 관리기준을 강화할 것 등을 요구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