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주스 선물부터 보험주, 크루즈까지 일제 급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허리케인 어마가 세력을 확장, 다음주 플로리다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렌지 주스 선물이 급등했다.
어마의 세력이 카테고리 5로 확대된 가운데 월가 트레이더들이 잠재적 충격에 대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어마 위치 <자료=국립허리케인센터(NHC)> |
일부 원자재 가격이 동반 급등했고, 뉴욕증시에서 보험 섹터가 하락 압박을 받는 등 캐리비언에서 미국 동북부 지역을 향해 이동 중인 허리케인이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오렌지 주스 선물이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장 초반 6% 이상 폭등, 파운드 당 1.44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장중 기준으로 지난 6월26일 이후 최대 상승이다. 오렌지 주요 생산지인 플로리다가 허리케인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번진 데 따른 결과다.
면화 가격도 강세를 나타냈다. 12월 인도분 면화 선물은 장중 3.5% 뛰며 파운드 당 74.36센트에 거래됐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렌지 주스와 면화 선물의 거래 규모가 나란히 100일 평균치를 넘어섰다.
플로리다는 허리케인 어마가 거리를 좁혀 오자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렌지 이외에 플로리다에서 생산되는 곡물과 과일이 커다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DA웨더 서비스의 도널드 키니 기상예보관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플로리다는 미국 최대 설탕 생산지”라며 “사탕수수를 포함한 관련 원자재 가격 역시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면화 농장은 이미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커다란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하비가 몰고 온 폭우에 주요 생산지가 침수됐기 때문.
지난 한 주 사이 면화 가격이 5.5% 급등한 가운데 어마의 강타로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기상 전문가들은 어마가 조지아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 주요 면화 생산지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뉴욕증시도 허리케인 어마의 영향권에 진입했다. 투자자들이 비용 상승을 우려해 재보험 섹터에 공격적인 ‘팔자’에 나서면서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장중 XL그룹이 4% 이상 급락했고, 에버레스트 리 그룹과 르네상스리 홀딩스 역시 각각 3.6%와 4%의 낙폭을 기록했다.
재보험사는 보험 업체들이 천재지변으로 인한 손실을 입을 때 이를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한다. 때문에 대규모 허리케인이 피해를 일으킬 때 재보험 업계의 비용이 상승한다.
플로리다의 영업 비중이 높은 주택보험 업체들의 주가도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유니버셜 인슈어런스 홀딩스가 장중 11% 폭락했고, 헤리티지 인슈어런스 홀딩스도 12% 내리 꽂혔다.
이 밖에 크루즈 업체도 영업 위축에 대한 우려도 하락했다.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가 3% 내렸고, 경쟁사인 카니발 역시 2% 이상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