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도입 앞서 시뮬레이션"…은행권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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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지현 기자] 은행 대출 규제 수단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부터 도입된다. 금융당국은 오는 2019년 본격적으로 DSR을 도입하기에 앞서 내년부터 시뮬레이션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가계부채 관리 기준이 DSR로 변경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6일 "DSR이 2019년 본격 적용되기 위해서는 2018년에 시뮬레이션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시뮬레이션을 한다는 것은 은행권에서 내년부터 DSR을 적용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DSR은 연소득 중 모든 금융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새로 받는 대출 뿐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 모든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연간 이자상환액만 고려했던 기존의 총부채상환비율(DTI)보다 상환능력을 더 꼼꼼히 따지는 셈이다. 게다가 DSR은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에도 적용된다. DTI는 주담대에만 적용됐다.
당초 금융당국은 올해 중으로 DSR 산정방식과 관련한 표준 모형을 만든 뒤 내년부터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세부 모형을 만들도록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은행이 세부 모형을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내년부터 DSR이 적용되는 셈이다.
정부는 DSR을 통해 가계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DSR을 통한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이르면 내년부터 은행권에 도입될 전망이다. 오는 2019년 본격적으로 DSR을 도입하기에 앞서 내년부터 시뮬레이션 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열린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를 위한 금융회사의 바람직한 역할 모색 방안'세미나에서는 DSR과 신DTI등 금융회사의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사진=금융위원회> |
최 위원장은 "DSR은 금융회사들이 차주의 상환능력을 정확히 반영하는 출발점"이라면서 "무조건적으로 여신을 제공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차주의 소득과 채무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획일적 한도 규제가 아닌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DSR을 활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은행들도 차주의 상환능력을 엄격히 평가하는 제도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DSR 도입 과정에서는 당국에서 어느 정도 기준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5일 열린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를 위한 금융회사의 바람직한 역할 모색 방안' 세미나에서 전희찬 KEB하나은행 여신기획팀장은 "DSR을 구성하는 원리금과 소득 측정이 어렵다. 은행마다 이를 따로 측정하면 산출 비율에 많은 편차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고객 불편과 금융기관 혼란이 우려되는 만큼 차주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통일된 기준을 당국에서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DSR 도입시에는 적정 DSR을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신규대출이나 만기연장대출 등 상품마다 DSR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이 상황별로 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큰 틀에서 기준을 마련할 수는 있지만 대출 상품별로 가중치를 어떻게 두고 DSR을 측정하는가와 같은 세부적인 사안까지 당국에서 마련해줄 수는 없다"면서 "적정 DSR을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은행이 개별적으로 DSR을 측정하고 적정 비율을 산출해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가 DSR을 강력한 여신 억제책으로 이용해 DTI처럼 일괄적인 규제를 둔다면, 가계에 급격한 신용위축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DSR 규제체계를 DTI와 같이 일률적으로 가져가면 가계경제에 급격한 신용위축이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해 경기나 소비가 침체되면 DSR 규제수준을 변경해 달라는 요구가 있을 수 있다"면서 "획일적으로 규제하면 차주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대출승인이나 거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