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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출시 1년반 300억 판매 그쳐...왜?

기사입력 : 2017년09월11일 11:39

최종수정 : 2017년09월11일 11:39

"비대면 가입 불허로 시장 활성화 실패"

[뉴스핌=이광수 기자] 작년 초부터 팔린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의 전체 판매액이 30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의 개입 없이 고객 투자 성향에 맞춰 컴퓨터 알고리즘이 자산배분부터 리밸런싱(rebalancing)까지 총괄하는 상품이다.

업계에선 상품 가입을 위해 의무적으로 대면 계약을 해야하는 현 상황에선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말까지 팔린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의 전체 규모는 3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업계 선두 업체로 손꼽히는 쿼터백자산운용이 약 260억원, 디셈버앤컴퍼니가 9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자산군을 추천하는 자문형 로보어드바이저와 펀드 매니저가 로보어드바이저의 분석 결과에 따라 자산을 운용하는 공모펀드를 제외한 수치다. 업계는 자문사에 아직 등록하지 못한 곳까지 포함해도 3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에선 초기 시장 활성화 실패 원인을 '비대면 가입 불허'에서 찾는다. 결국 기존 금융회사인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가입하거나, 방문 판매 형태를 취하게 됐고 중간 수수료와 인건비 등의 영향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강점인 '낮은 수수료'를 내세울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사업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언급하며 관련 제도 개선을 해주겠다고 밝혔지만 가장 핵심인 비대면 가입을 허용해주지 않으면서 사실상 활성화 정책에 실패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금융상품 자문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그 중 로보어드바이저를 핵심 과제로 선정해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비대면 가입이 허용돼 있다. 비대면 가입에서 오는 접근성도 강점이지만, 이를 통한 인건비 절감으로 낮은 수수료로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이끌어 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자산은 지난 2015년 말 51조원으로, 2009년 말의 4조원 이후 연평균 52.9%씩 성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소액 투자자 가입을 위해서 일일이 방문해 대면계약을 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카카오뱅크 처럼 비대면 가입을 허용해 고객을 많이 유치해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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