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약해진 북태평양 고기압 태평양 상공으로
고기압 가장자리 따라 이동하는 태풍 韓日 강타
편서풍, 태풍경로 동쪽으로 바꾸는 이유 중 하나
[뉴스핌=김범준 기자] 제18호 태풍 탈림(TALIM)의 경로가 바뀌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매우 강한' 강도의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한 탈림은 현재(14일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45hPa, 최대풍속 45m/s, 12km/h의 속도로 일본 오키나와 서쪽 약 320km 해상을 지나 북북서진하고 있다.
15일에는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16일 오전 9시께 서귀포 남쪽 약 340km 부근 해상을 지나 일본 규슈섬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주도 등 서남부 해안은 태풍의 직·간접적 영향에 들 전망이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는 태풍 탈림이 북쪽으로 약간만 더 올라오면 제주도가 강풍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제18호 태풍 탈림(오른쪽)과 제19호 태풍 독수리(왼쪽)의 14~17일간 예상 이동경로. 14일 오전 10시 기준. [자료=기상청] |
여기에 지난 11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9호 태풍 독수리(DOKSURI)도 북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2012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난 2012년 8월28일부터 9월17일까지 제15호 태풍 볼라벤(8월28일), 제14호 태풍 덴빈(8월30일), 제16호 태풍 산바(9월17일) 3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연이어 상륙해 7명이 사망하고 1조원 가량의 재산피해를 입힌 것으로 기록됐다.
태풍 독수리는 현재(14일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85hPa, 최대풍속(초속) 27m/s, 시속 25km/h의 속도로 베트남 다낭 동쪽 약 420km 부근 해상을 지나 하노이 방향으로 서북서진 중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경로를 예측하기 어려운 태풍의 특성 상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제18호 태풍 탈림(오른쪽)과 제19호 태풍 독수리(왼쪽)의 10~13일간 이동경로. 14일 오전 8시45분 기준. [자료=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위성사진] |
◆ 이동경로 왜 바꿀까?
해수면온도가 27℃ 이상인 열대(위도 5~25도) 해역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북서진(北西進)하다가 점차 북상하면서 편서풍을 타고 북동진(北東進)하게 된다.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은 고기압 기단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데, 가을에 접어들면서 세력이 약해진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서 태평양 상공까지 물러남에 따라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이동해 오는 태풍의 빈도가 잦아진다.
따라서 중국을 향해 북서진하던 이번 태풍 탈림이 타이완 북동쪽 해상에서 편서풍과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이동경로를 틀어 북동진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여름철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세력을 크게 확장하면서 태풍을 밀어내기 때문에 강력한 태풍이 오지 못하기도 한다.
가을철 기압계와 태풍의 진로. [자료=기상청 '2017년 가을철 전망' 보고서] |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