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과거 의원 시절, 보좌진들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되면서, 검찰이 롯데홈쇼핑을 대상으로 자금 출처를 파헤칠지 주목되고 있다.
검찰 수사 방향이 전 수석 전 보좌진 구속에서 끝날지, 전 수석과 롯데홈쇼핑, 롯데그룹으로 확대될지 조만간 정해질 전망이다. 전 수석도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만큼, 청와대로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당시 비서관이었던 윤 모 씨 등 3명을 지난 9일 구속 뒤,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7월 한국e스포츠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받은 협회 후원금 3억원 중 1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다.
이 사건은 당초 검찰이 지난해 롯데홈쇼핑 수사를 하다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검찰의 수사 대상 순위에서 밀려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롯데홈쇼핑 관련 수사 시 방송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한 로비성 자금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게 됐다.
그런데, 롯데홈쇼핑이 왜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줬냐는 것이다.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은 지난 2015년 5월 홈쇼핑 채널 재승인을 받기 위해 주무부처인 당시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허위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방송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사진=롯데홈쇼핑> |
또 재승인 로비를 목적으로 회산돈 6억여원 등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에 따라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고, 불구속기소됐다. 이번에 불거진 3억원은 당시 혐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강 전 사장은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가 연 1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3억원이 오간 시기는 롯데홈쇼핑이 미래부의 재승인을 마친 때였다. 당시 현대홈쇼핑과 NS홈쇼핑은 5년간 재승인을 받았고, 롯데홈쇼핑은 임직원 비리 등에 따라 3년으로 재승인 기간이 줄었다.
전병헌 수석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을 지냈다. 비슷한 시기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때문에 롯데홈쇼핑이 자사에 유리한 입장을 기대하며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지원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구속수감된 전 수석 전 보좌진들이 빼돌린 1억원 보다 3억원 자체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 보좌진들은 후원금 3억원 중 1억여원을 나눠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을 보강 수사 뒤, 향후 수사 범위를 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 보좌진들 외에도 회삿돈 5000여만원을 미방위 등 국회의원 5~6명에게 차명 후원한 문건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검찰은 전 수석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선 전 수석이 직접 돈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당시 전 수석의 지위와 롯데홈쇼핑 현안 등을 고려할 때, 수사 필요성은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서울중앙지검 /김학선 기자 yook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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