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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비참하지만, 사랑할 용기조차 잃어버렸다면

기사입력 : 2017년12월03일 12:00

최종수정 : 2017년12월04일 09:55

배우 박혜나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뉴스핌=양진영 기자]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사랑만을 원했던 한 여자의 비극적인 삶을 무대 위로 끌어 올렸다. 마츠코의 삶을 지배했던 찰나의 웃음과 긴 여운이 이 사회와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중이다. 완벽한 노래와 연기로 큰 사랑을 받는 박혜나, 연극과 뮤지컬, TV 등 다양한 연기로 내공을 쌓은 전성우 캐스트의 '마츠코'를 만났다. 진지한 배우들의 열연 속 이 작품은 비극의 주인공 마츠코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동정하게 했고, 모두의 마음을 절절하게 울렸다.

◆ 지독하게도 운이 없었던 여자 마츠코, 해피엔딩을 바라지만…

영화로도 큰 사랑을 받은 '마츠코'. 영화와는 다소 다른 결의 스토리와 연출로 조금 더 비극적 상황을 진지하게 다뤘다. 늘 솔직했고 사랑만을 원했던 마츠코는 쌀쌀맞은 아버지에게 상처받고, 비도덕적인 교장에게 겁탈을 당하고, 자신을 좋아하는 류 요이치의 거짓말에 교사 자리에서 쫓겨난다. 마사지걸, 접대부, 감옥의 죄수를 거쳐 미용사가 된 마츠코. 자신을 사랑해왔다는 료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지만 결국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계속해서 사랑에 흔들리고,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여자. 마츠코가 운이 없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저 열심이고 죄 없었던 마츠코의 불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차별과 부조리를 꼬집는다. 밝은 여교사 마츠코가 뻔뻔한 교장에게 겁탈당하지 않았다면, 그의 인생이 이렇게나 꼬였을 리 만무하다. 교장은 자신의 약점을 없애기 위해 마츠코를 학교에서 내보내기로 마음 먹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류가 비뚤어진 애정과 거짓말로 그를 내몰지 않았다면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테츠야에게 맞으며 가족에게 돈을 구걸했을 리 없다. 몸을 팔고, 약을 하고 인간 말종으로 살지 않아도 됐을 수많은 순간마다, 마츠코는 유난히 운이 없었고 진심을 이용당했다. 그리고 가족에게도 버림받았다. 마치 수많은 상대적 약자들이 순수한 마음으로도 당연하게 불이익을 당하는 현실과 꽤 많은 부분이 맞닿아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해피엔딩을 간절히 바라지만, 결국은 비참한 최후를 맞는 마츠코를 보며 곳곳에서 눈물이 터져나온다.

◆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희비 쌍곡선…안타까운 웃음 실종

'마츠코'에서 가장 불편한 지점은, 지독하게도 고통스러운 상황이 지나치게 반복된다는 점이다. 원작의 그의 삶이 그랬을 지언정, 작품을 보는 내내 관객은 마츠코에게 이입하게 마련이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새로운 사랑의 희망, 환희에 가득 찼다가 순식간에 버림받아 나락으로 떨어지는 마츠코의 감정. 대여섯 차례가 넘게 반복되는 비슷한 플롯은 누군가 의도한 듯한 연출적 장치로 보인다. 하지만 관객이 마츠코에게 깊이 몰입하는 만큼 피로감은 더해진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타이틀 롤로 뮤지컬을 이끌어가는 박혜나는 과연 수준급의 감정 묘사와 감탄할 만한 보컬로 마츠코를 빚어냈다. 그의 마츠코는 성실했고, 밝은 에너지가 가득했다. 버림 받는 순간마다 터지는 절규와 한 서린 외침은 황폐해진 마츠코의 심리 상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충분했다. 멍청하다 싶을 정도로 사랑밖에 모르는 생기발랄한 여자와 지옥의 끝으로 떨어진 최악의 상태를 반복적으로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박혜나는 오랜 내공의 섬세한 연기로 객석을 설득해내는 데 성공했다. 

류 요이치 역의 전성우는 실제 여교사를 사랑한 남학생을 보는 듯 착각이 일 정도로 꽤 어울리는 캐스트였다. 기대 이상의 연기와 탄탄한 보컬로 기량을 드러낸 것은 물론, 약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등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의 내면도 꽤 몰입감 있게 표현했다. 웃으며 즐길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어떤 고통 앞에서도 그저 사랑을 갈구했던 여자 마츠코는 사랑할 용기조차 잃은 이들에게 크나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오는 1월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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