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릴 내구성 약한 부품 파손 사례 이어져...출시 보름만에 개량품 유통
담배 업계 "출시 앞당기려다 사전 준비 미흡했나" 지적도
[뉴스핌=박효주 기자]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이 출시 보름여 만에 부품 결함에 따른 개선품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구성이 약한 부품이 파손되는 사례가 많아 소비자들의 항의가 거셌기 때문이다.
지난 달 21일 공식 출시한 릴은 현재까지 품절 대란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KT&G가 출시를 서두르면서 품질 검사나 수요 예측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이달 초부터 릴 기기 내부의 플라스틱 소켓 부품의 내구성을 향상한 부품을 소비자들에게 1회에 한해 무상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릴은 개량 부품을 적용했다.
해당 부품은 기기 안쪽에 스틱담배를 꽂았을 때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개선된 플라스틱 소켓은 기존보다 두께를 강화해 파인 홈에 들어맞도록 바꿨다.
이 같은 조치는 플라스틱 소켓 부품이 쉽게 파손된다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포탈사이트 네이버 릴 카페에서는 출시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4일부터 해당 부품 파손 사례와 무상 교환서비스에 대한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아이디 qjqg****) “흡연 후 남은 담뱃잎을 제거하려고 톡톡 털다가 캡이 부숴졌다”고 항의했고 또 다른 소비자(kiso****)는 “이 부품을 조심해야 한다. 남은 담뱃잎을 빼려면 소켓을 빼야하는데 조금만 힘을 줘도 쉽게 부러진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부품 뿐 아니라 기기 오작동에 대한 민원도 상당수 제기됐다. 릴 본체 기기를 완충했음에도 빨간불이 점등되면서 기기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사전판매 기간을 비롯한 출시 초기 소비자 반응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문제 발견 후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부품의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KT&G> |
출시 보름 여 만에 릴 기기와 부품에 결함이 생긴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출시를 앞당기면서 품질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T&G 릴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에 이어 가장 늦게 시장에 진입했다.
릴은 일체형 구조로 연속 흡연이 가능하고 캡슐형 스틱담배를 업계 최초로 선보여 소비자들에 호응을 받고 있다. 출시 이틀만에 사전 예약물량과 초도물량 총 1만3500여대가 팔렸고 현재까지도 품절사태를 빚고 있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후발주자라 기기를 확보하지 못한채 서둘러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통상 기기 제품은 수 차례 테스트를 거쳐 업그레이드 모델을 내놓는데 출시일이 촉박해 이러한 과정이 생략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릴은 현재 서울 지역 내 GS편의점에서만 판매 중이며 지방 판매 일정은 아직 미지수다. 공급량이 부족해 서울 지역 내에서도 구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지방 소비자들을 위한 구매대행 서비스가 등장하거나 릴 구매를 위해 두 시간씩 대기하는 소동도 벌어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효주 기자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