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들, 다음주까지 국회 비워…법안 논의 시작부터 차질
[뉴스핌=조현정 기자] 국회가 정기국회 내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11일부터 2주간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했으나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미뤄둔 해외 일정을 떠나면서 주요 쟁점법안 논의가 시작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달 30일 의원들의 해외 출장과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정기국회가 지난 9일 종료, '출국 자제령'도 해지됨에 따라 의원들은 개인별, 상임위별 해외 일정을 잇따라 소화하기 시작했다.
국회 전경 /이형석 기자 leehs@ |
◆ 추미애 러시아·홍준표 일본…국방위·정무위·과방위 등 줄줄이 해외 일정
먼저 한일 의원 연맹 소속 여야 의원 58명은 1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았다. 이들은 제 40차 한일 의원 연맹 합동 총회에 참석하고 이날 일본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다.
연맹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윤호중·노웅래, 자유한국당 김무성·김광림·김재경, 국민의당 정동영, 바른정당 주호영 의원 등이 소속돼 있다.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도 잇따라 외국 일정에 나섰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는 13일 페루로 출국한다. 정 의장은 루이스 갈라레타 페루 국회의장,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을 만나 양국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한러 의원 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이날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다. 민주당 김병관·박범계·박재호·백혜련 의원과 한국당 김정훈 의원,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 등이 동행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오는 13~15일 일본 도쿄를 찾는다. 홍 대표는 이번 방일 기간 한일 의원 연먕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측 회장, 가와무라 다케오 일본 측 간사장,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등 고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국회 국방위원들은 13~20일 미국 하와이와 일본을 방문한다.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 태평양사령부 핵심 기지를 찾아 전략자산 전개 현황을 둘러보고 한미동맹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무위원회는 주말부터 3박 4일 동안 일본·베트남, 홍콩·싱가포르 조로 각각 나눠 외국 금융 당국과 금융 기관 실태 조사에 나선다. 한 조는 일본 도쿄와 베트남 호치민, 다른 조는 홍콩과 싱가포르를 각각 방문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 의원 7명도 13일부터 16일까지 중국의 상하이, 선전과 홍콩을 방문한다. 외국의 4차 산업 혁명 추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중화권 최대의 정보통신기술(ICT) 회사인 화웨이의 연구센터를 비롯해 관련 기관과 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채워졌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아직 해외 출장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내년 1월께 몇몇 의원들이 동남아 지역의 문화 유산 실태를 둘러보는 일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12월 임시국회에는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 국가정보원 개혁 법안, 개헌 및 선거구제 개편 등 쟁점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이처럼 상당수 의원들이 다음주까지 국회를 비우게 되자 일각에서는 12월 임시국회에서도 무쟁점 법안들만 처리하고 '빈손 국회'로 종료하거나, 내년을 넘기기 어려운 현안 처리를 위해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조현정 기자 (j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