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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車전장사업 '모르쇠' 전략...밸류 측정 답답한 증권가

기사입력 : 2017년12월13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12월13일 09:00

LG전자 "사업부 구성 보고 추측해...B2B는 로드맵 발표 원래 안해"
애널리스트들 분석 어려움 토로...채용공고 보며 어설픈 리포트 양산
삼성 등 경쟁사들, 활발한 사업 로드맵 통해 기업가치 '업'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12일 오후 4시1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지완 기자] "LG전자 자동차 전장(VC)사업을 분석해 관련주에 투자하고 싶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어 투자를 포기했어요."

최근 한 펀드매니저 투자스터디 모임에서 대형 자산운용사 매니저가 한 말이다. 실제 기자가 LG전자측에 "자동차 전장사업 로드맵을 어디서 확인할 수 있냐"고 묻자 "구체적으로 공개된 로드맵은 없다. 자동차 전장사업부는 '그린카사업부'와 '스마트카사업부' 두 개가 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사업방향을 예상할 수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B2B사업은 원래 로드맵을 잘 공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이 LG전자 자동차 전장사업부의 로드맵은 베일이 가려져 있다. 결국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변변한 자료도 없이 분석 리포트를 내놓는 실정이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발간한 LG전자 리포트에서 VC사업부를 분석하며 "시장에 알려진 LG전자 VC사업부 관련정보가 제한적이며, 이로 인해 VC사업부 가치가 얼마인지 가늠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LG전자 VC사업부 분석을 위해 인력현황, 채용공고, 사업아이템, 신생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들과의 비교자료 등을 활용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결국 VC사업부의 실적 전망은 5개의 매출 시나리오와 5개의 연구개발비 추정액을 대입해 영업이익을 산출하는 메트릭스로 대신했다. 이 메트릭스는 영업이익 시나리오만 25개를 제시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배터리셀을 생산하고, LG이노텍이 전기차 모터·센서를 만드는데 이들을 조합해 LG전자가 납품하는 형태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LG전자가 나아가는 방향이 전기차쪽인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고 했다.

VC사업부의 사업전개 방향에 대해 어렴풋이 추측 가능할 뿐 시기별 구체적인 사업달성 목표나 방향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했다.

자동차 전장사업 로드맵 부재는 LG전자의 미래가치 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의영 연구원은 "VC사업부의 경우 아직 이익이 나지 않아 밸류에이션 가치를 제로(0)로 놓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쟁사들의 행보와도 대비된다. 삼성전자가 작년 하만을 인수했을때 권오현 당시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9월 '갤럭시노트8'  출시 간담회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내년 무선사업부 로드맵에 폴더블 스마트폰이 포함돼 있다"며 "관련부품 등 파급효과가 큰 만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삼성전자는 모바일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등 사업부별로 로드맵을 내놨다.

B2B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5일 향후 국내 원전 사업 백지화로 총 6조원의 수주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해외원전 수주, 해상 풍력 등으로 이를 대체하겠다는 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해외기업인 인텔도 지난 3월 내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시범 운행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편 LG전자는 2013년 7월 자동차 부품설계 기업 V-ENS 합병한 이래로 자동차전장(VC)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매년 25% 이상씩 매출을 증대시켜왔다. 지난해 VC사업본부 설비 투자규모는 5440억원이다. 회사 주력사업인 생활가전에 투자한 5933억원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또 최근 세계 최대 차량용 헤드라이트 및 조명 공급업체 'ZKW'도 인수를 추진중이다. 'ZKW'의 예상 인수가는 1조원을 상회한다. 성공할 경우 LG그룹 창립 이후 최대규모의 인수합병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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