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방위·정무위·운영위 위원장 교체 의사 밝혀
내년 6월 후반기 원구성…여야 샅바싸움 본격화할 듯
[뉴스핌=조세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제1야당 몫으로 배정된 3곳의 상임위원장 수장을 교체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중 관례상 여당의 몫인 운영위원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의 기류는 한국당이 다시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여야의 상임위 쟁탈전은 전반기 20대 국회가 종료되는 내년 5~6월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
한국당은 지난 22일 국회 상임위원장 일부를 복당파 의원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국방위원회는 김영우 위원장에서 김학용 의원, 정무위원회는 이진복 위원장에서 김용태 의원으로 바뀔 예정이다.
국방위원장과 정무위원장직은 옛 새누리당 시절 한국당 3선 의원들이 1년씩 나눠 맡기로 협약한 바 있다. 이번 교체는 작년 분당 사태로 이뤄지지 못한 약속을 복당 이후 예정대로 행하는 차원이다. 운영위원장 역시 정우택 전 원내대표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로 교체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번 기회에 여당 몫인 운영위원장 자리를 넘겨받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전반기 국회까지는 원 구성 협의대로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운영위원장 선임의 열쇠는 국민의당이 쥐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는 의원 표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일단 한국당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입장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상임위원장 사보임 문제는 국방위·정무위가 한국당 몫이라고 민주당도 인정하고 의결에 동의했지만, 운영위원장을 여당 몫이라고 주장하면서 합의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임위원장은 2년 단위로 합의한 것이고, 이를 바꾸려면 전체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틀을 바꿔야 하는 만큼 민주당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그런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상임위원장 교체는 여야가 12월 임시국회 본회의 개최를 합의하는대로 각종 민생법안과 감사원장·대법관 후보자 등 3건의 임명동의안과 함께 처리될 예정이다.
내년 후반기 원구성은 2년 사이 여야 공수전환이 이뤄진 상황이기에 이번 '미니 교체'와 달리 대규모 상임위원장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조기 대선으로 여야가 급작스럽게 바뀌자 통상 여당이 맡는 운영위원장, 정보위원장, 국방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 교체를 요구해왔다.
현재 상임위원장 배분 현황을 보면 원활한 국정운영 차원에서 주로 여당이 맡아 왔던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국방위원장, 행정안전위원장, 정보위원장, 정무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위원장을 야당인 한국당이 차지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전반기 국회에서 주로 여당이 맡던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외교통일위원장을 받아왔지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국토교통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환경노동위원장, 여성가족위원장, 윤리특별위원장 등 야당 시절 맡았던 상임위원장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은 관례상 여당이 맡는 상임위를 야당으로부터 넘겨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당은 정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법사위원장직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며 안보 정당이란 위상을 지키기 위해 국방위원장과 정보위원장도 사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후반기 원구성 역시 여야 간 치열한 샅바싸움이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