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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②]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 2030년 에너지 고효율, 스마트그리드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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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광역단체장과 민생의 길을 찾다’ 제주도지사 인터뷰
“웰니스, 마이스(MICE) 등 제주 관광의 질 높일 것”
"주민참여예산제도 등 ‘한국형’ 분권모델 선도할 것“

[뉴스핌=대담:황남준 논설실장, 정리: 김규희 기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시자는 “제주도는 단순히 탄소 없는 섬을 넘어 교통, 에너지 기반의 스마트시티를 지향하고 이를 위해 융복합 그린빅뱅 전략을 도입했다”면서 “2030년에는 제주 전역이 에너지 고효율, 스마트 공급·유통체계를 갖춘 스마트그리드 도시로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동남아 등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 장기 체류 및 개별관광객 유치, 제주만의 색깔을 입힌 체험중심의 웰니스 관광, 마이스(MICE) 등 목적관광을 통해 관광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와의 뉴스핌 단독인터뷰는 지난 22일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미래성장동력, 제주2공항, 제주신항만, 관광활성화대책, 지방분권 개헌, 보수신당 합류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2일 뉴스핌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학선 기자 yooksa@

◆제주 규제개혁 위해 중앙정부 많은 논의...4차산업혁명 교육과 혁신의 장 될 것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성장률이 전국 최고 수준인 제주도에도 산업간 융복합은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데 큰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어떤 전략과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고 있다. 정부의 모든 사업에 4차 산업혁명 이름을 붙여야 예산을 받아올 수 있는 실정이다. 크게 2가지 단계로 분류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

먼저 기업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말로만 하는 4차산업혁명은 의미가 없다. 기존의 기업들이 제대로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역할을 하면서 국가적 산업 역량을 끌고 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제주도의 경우 특히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빅데이터 부분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스마트관광 분야도 있다. 이미 관광안내 등은 사물인터넷을 통해 이용토록 했다. 제주 교통체제도 개편했다. 미래 인공지능 주행처럼, 제주의 공공서비스 교통 등을 행정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같이 준비해야한다.

또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은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대신하는 것인데 기계 프로그램을 잘 다룰 수 있는 인재가 미래 사회를 지배할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10~20년 뒤면 현재의 50~80%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잘 대비돼있어야 한다.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자라나는 아이들부터 프로그램에 대해 친숙한 환경을 만들 것이다.

서울 강남에는 한 달에 몇 백만원 짜리 과외하는 아이들도 있다. 4차산업을 대비하는데 빈부격차가 장벽이 돼선 안된다. 제주도 아이들에게 무료 코딩교육을 시키고,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 제공하려고 한다.

산업과 인재를 연결시키려면 제주 인재와 창업기업을 육성해서 교류하게 해야 한다. 이런 시도들이 규제에 묶여 있는 게 많다. 규제를 풀어서 모래놀이판처럼 놀이 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만들어야 한다.

특별자치도인 제주도가 얼마나 좋은가. 드론, 자율주행 등과 관련 규제를 싹 풀어서 전 세계 기업들이 와서 뭐든지 해보고 젊은 기업가, 학생, 외국기업가들과 함께 혁신적 노력을 한다면 제주가 4차산업혁명 인재교육과 혁신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규제개혁이라는 방향으로 제주특별자치도의 여건을 활용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규제 혁신을 통해서 4차산업 혁명의 규제없는 놀이판, 규제 샌드박스(sand box)를 제주도에 만들고자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여 신산업을 창출하고, 1차 산업과 관광산업을 ICT와 융합해 첨단화 하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기후변화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확산하고 지속가능한 모델로 안착시키고 있다. 제주도는 단순히 탄소 없는 섬을 넘어 교통, 에너지 기반의 스마트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융복합 그린빅뱅 전략을 도입했다.

2030년에는 제주 전역이 에너지 고효율, 스마트 공급·유통체계를 갖춘 스마트그리드 도시로 변할 것이다.

제주에서 인공지능으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전기차, 스마트 센서와 IoT를 통한 효율적인 관리시스템, 5G 기반의 효율적 정보 유통 체계 등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서비스 모델들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에서 전기차가 1만대를 넘어선 것도 의미가 크지만, 양적 보급의 단계를 넘어 새로운 융합기술과 산업들이 나타나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폐배터리 재사용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한 코딩교육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재양성도 시작했다. 제주는 규모는 작지만 자연, 도시, 농촌, 그리고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문화들이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도시, 스마트팜, 스마트관광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을 실험하고 성과를 내기에 유리하다.

제주가 내포하고 있는 문화도 굉장히 유망한 미래다. 내년 2월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 문을 연다. 제주의 문화콘텐츠 자산이 새롭게 활용되고, 다른 분야와 융합하여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체 예산의 3.2%를 문화 생태계에 투자하고 있다.

*코딩(coding):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다른 말. C언어, 자바, 파이선 등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코딩 교육을 통해 논리력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은 퍼즐이나 블록맞추기 등 게임방식을 이용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원리를 배운다. 코딩이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지능형 로봇, 빅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등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변하는 모든 것이 ICT(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제주2공항 고품격 관광 전환의 중심축...크루즈관광 활성화 위해 절차 일원화

-제주2공항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입지사전타당성 용역검증에 합의했다.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차질 없이 봉합될 수 있을 것인지. 제주2공항이 제주의 미래발전에 대해 갖는 의미와 경제적 효과는?

▲기존 제주공항은 포화상태에 있다. 제주2공항은 도민들이 숙원사업인데 막상 입지가 결정되니까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내놓고 나가야하는 입장에 처한 도민들이 많다. 그 아픔을 이해한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그 아픔을 녹여 줘야하는데 미흡한 점이 많았다. 그렇다고 추진 안할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아직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단 성산지역을 공항입지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주민들이 있어 일단 타당성을 검증하자고 합의를 봤다.

현재 반대 주민들이 입지선정 부실 용역이라고 주장하며 공정한 검증을 요구했고, 이에 대한 검증과 주변지역 개발 구상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주민들과 보상 등 대책을 충실하게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충분히 대화하면서 최대한 성실하게 추진하겠다. 실제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바로잡아 나가는 것이 저의 입장이다. 최대한 의혹을 해소하고, 주민들이 걱정하는 보상이나 공동체 유지, 주민의 지역발전참여 부분도 계속 내용을 채워가고 있다.

지금부터 공항을 짓기 시작해도 6~7년 뒤에 개항하게 된다. 제주 관광 자체가 공항에 의지하는 관광이다. 현재는 활주로가 부족해서 관광객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제주2공항은 제주도 관광 수용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시설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저가 단체관광객을 마구 유치하는 용도로 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목적관광, 고품격 질적 관광으로 전환을 생각해야 할 때인데 제1, 2공항의 역할분담이 잘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제2공항은 관광객과 물류 증가, 제주의 접근성 확장, 동서남북 발전축의 완성, 지속가능한 경제 인프라 등 단순한 열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사업은 내년 3월 크루즈터미널이 완공되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앞으로의 활성화 계획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내년 한 해 동안 328회의 크루즈선 입항이 예정되어 있다. 2020년에는 500회 이상 보고 있다. 22만 톤 급 2척도 동시 입항이 가능하다.

100만 명이 왔을 때 경제파급 효과는 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작년 제주항 507회 입항에 121만 명이 온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제주항도 내년 사전예약 받은 게 422회를 넘었다.

특히, 크루즈관광이 단순 쇼핑이 아니라 지역문화를 체험하는 패턴으로 전환돼야 한다. 제주도는 크루즈관광을 통한 낙수효과를 높이기 위해 크루즈선사들과 기항지 연결 관광상품 개발, 제주산 식자재 공급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

크루즈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절차를 일원화해 국경 장벽을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도가 주도적으로 창립한 아시아크루즈리더스네트워크를 통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방한 금지령 제주관광 체질 바꾸는 기회...제주 ‘세계 환경허브’로 자리매김 할 것

-원 지사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민생경제 안정화, 기반산업 성장 동력 확보, 경제성장 인프라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성과는?

▲민생안정과 서민경제 활성화는 성숙한 경제구조로 가는 첫걸음이다.

특히, 제주는 1차 산업과 관광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중요하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농어민, 젊은 혁신 주체들이 자립하고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게 배려해야 한다.

취임 직후 사회적경제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사회적경제시범도시로서 행정과 공기업의 혁신, 청년층 일자리 창출, 사회적경제 시스템을 갖춰 사회경제적 약자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도지사가 제품을 인증하는 JQ품질인증제, 전국 유일의 지역생산품 소비촉진 조례 제정, 100억 원 이상 대형공사에 지역업체 참여를 보장하는 지역의무 공동도급제 시행, 대규모 투자사업에 지역특산품과 중소기업 의무납품, 골목상권 특화 등 다양한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는 전기차, 에너지신산업과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성장동력을 연결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전기차는 지능형 교통망과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에너지저장장치와 맞물려 새로운 신산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폐배터리 재사용센터 구축과 전기차안전지원센터의 필요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에서 파생되는 산업은 무궁무진하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보면 1차적으로 제주의 전력판매대금의 경우 5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2030년 4.3GW의 전력생산체계를 갖추면 원자력발전 4~5기를 대체하는 효과와 맞먹는다.

그 밖에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천혜의 자연환경의 자원화, 용암해수와 8천종에 달하는 동식물 자원, 바이오, 향장품, 식품산업도 열심히 키워가고 있다.

경제성장 인프라는 제주의 동쪽은 제2공항, 서쪽은 제주신화월드 복합리조트와 영어교육도시, 남쪽은 혁신도시와 강정크루즈터미널, 북쪽은 제주공항과 제주신항이 주요 거점이다.

또 옛 것을 살려 미래를 일군다는 패러다임으로 되살리고 있는 원도심 재생, 문화콘텐츠도 유·형의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관광객 중단으로 지역경제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광객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향후 관광 산업에 어떤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관광산업이 제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원희룡 제주지사 /김학선 기자 yooksa@

▲제주의 모든 길은 관광으로 통한다. 경제적으로도 관광서비스 비중이 70%를 넘기 때문이다.

사드로 중국관광객은 감소했지만, 우리 국민들과 동남아 등 외국인관광객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방한 금지령이 위기지만, 제주관광의 체질을 바꾸는 기회로 삼고 있다. 돈을 주고 관광객을 데려와서 쇼핑을 강요하고, 질 낮은 서비스로 부작용을 낳고 있는 저가관광을 바꾸지 않으면 명품관광 섬을 만들 수 없다.

동남아 등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 장기 체류 및 개별관광객 유치, 제주만의 색깔을 입힌 체험중심의 웰니스 관광, 마이스(MICE) 등 목적관광을 통해 관광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송객수수료 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저가관광은 한국과 중국 모두 골칫거리다. 국가차원의 협의도 필요하다. 특히, 상시적인 관광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국내·외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제주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람사르협약에 따른 람사르 습지 등을 한꺼번에 지정받은 곳이다. 제주도의 자연과 가치를 보존하면서 동시에 도민의 소득과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개발전략이 있는지?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환경기준이 가장 엄격하다. 환경자원총량제, 곶자왈 보호지역 지정 고시를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제주국립공원 지정 확대 지정도 신청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생물권보전지역(830.94㎢)은 제주도 전체 면적의 43.6%에 해당한다. 세계자연유산 면적도 전체 면적의 10%다. 세계지질공원도 수 십개 명소로 이루어져 있다.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타이틀에는 청정 환경과 자연과학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훼손을 막고 보전해야 하는 곳이라는 대전제 아래 이를 어떻게 관리해나갈지 각각의 권고사항이 담겨있다.

제주도는 큰 틀에서 생물권보전지역과 자연유산은 '보호·관리', 지질공원은 '활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여러 요소를 효과적으로 보전하고 가치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이용을 통해 주민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세계자연유산이 직접적인 동기가 되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수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150만 명에 이르는 등 직접 지출이 3조원을 넘고, 직·간접 효과는 무려 10조 3천508억 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70%는 세계자연유산 제주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세계적 자연환경의 관리보전을 선도하는 ‘세계 환경허브’로 자리매김 하고, 유네스코 지정 연구훈련센터 유치 등 환경보호와 경제적 생태활용의 성공모델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분권개헌, 중앙 ‘보충성의 원칙’ 명문화 필요...특별자치도 헌법적 지위 보장해야

-지금 여권이 추진 중인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원 지사는 현재까지 한국 지방자치제도의 성과와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방자치는 주민이 지역발전을 이끌어가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권력은 중앙정부와 국회에 집중되어 있다.

정부 각 부처의 중앙위주 사무배분, 조례제정권의 한계, 그리고 조세권 등으로 인해 중앙정부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에 필요한 입법, 조직, 재정이 중앙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재정구조도 중앙 8, 지방 2로 불균형이 크다. 이 틀을 단계적으로 6대4, 5대5로 전환하고, 자기결정권을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무는 원칙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사무로 하고, 예외적으로 지자체가 처리하기 어려운 사무를 국가사무로 배분하는 ‘보충성의 원칙’을 헌법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효율적인 지방분권과 행정 낭비를 막기 위해 제주도와 세종시를 지방분권 선도모델 기점으로 삼아 권한을 더 부여하고, 두 지역의 자치분권 경험을 통해 지방분권을 완성할 수 있는 길을 닦아야 한다.

-특히 제주도는 '3free'지역 조성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수준 높은 자치권 요구가 있다.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을 기대하는가? 여권이 추진중인 지방분권 강화와 제2국무회의 설치 등이 포함된 여권 개헌 방향에 대한 견해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11년이 됐다. 고도의 자치분권을 실시하고, 대한민국의 지방분권을 이끌어 왔다.

4500건이 넘는 중앙권한 이양 등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그에 걸맞은 재정지원은 아쉽다. 국세의 지방세 전환, 환경기여금 도입, 제주특성을 고려한 개발과 보전 특례 도입 등 과제도 많다.

현재 정부와 정치권에서 지방자치 개헌 움직임이 활발하다. 자기결정권은 지방자치의 핵심이다. 지방분권 논의의 장에서 제주에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 직접 민주주의를 가미한 주민자치, 마을이 주체가 되는 마을자치, 주민참여예산제도의 획기적 개선 등 ‘한국형’ 분권모델을 시범하고 선도하겠다.

여권에서 추진 중인 지방분권 강화와 제2국무회의 설치 등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자치분권을 촉진하고 실질적 민주주의의 토대를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러나 2% 정도 부족한 느낌이다. 특별지방정부에 대한 헌법적 지위와 고도의 자치권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보장을 요구하는 이유는 일반법률을 뛰어넘는 특별자치를 통해 새로운 자치분권을 실험하고, 준비하고, 선도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것이다.

새로운 금융시스템과 에너지시스템, 4차 산업혁명 대비 등 혁신적인 프로젝트 추진과 남북통일 대비 및 동북아 평화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도 헌법적 지위 보장이 필요하다.

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를 위해 도민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 분권모델의 완성을 위해 지난달 10일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가 참여하는 ‘제주-세종 자치분권·균형발전특별위원회’도 구성됐다.

제주도는 11년의 특별자치도 경험을 살려 고도의 자치권과 특화된 지역발전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치분권을 보여주는 창(窓)이 되겠다.

- 요즘 중앙정치에서 보수신당 출현 쪽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가 ‘전당원 투표’ 등으로 나름대로 승부수 던진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에 대한 소감은?

▲제주에 집중하느라 중앙에서 일어나는 정치는 자세히 보지 못하고 있다. 잘 될거 같은가? 지도자가 제대로 서려면 저변이 튼튼해야 한다. 힘들 땐 천천히 생각하는 것이 좋다.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

- 내년의 지방선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제주도 지사 연임과 중앙정치무대 복귀를 놓고 원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 추측이 분분한데?

▲ 현재 제주도의 급속한 성장 휴유증을 해결하고 미래성장 동력 기반 확보를 위해 제2공항, 대중교통체제개편 등 많은 과제들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에는 불편과 이해관계 충돌 때문에 상당히 불편해하는 도민들도 있다.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할 것들은 욕을 먹더라도 과감하게 추진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미래를 위한 발판을 닦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초기 성공 궤도에 올려 놓은 것에 대해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도민들이 심판에 달려 있다. 내년도 정치(행보)는 도민들의 판단에 맡기려고 한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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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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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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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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