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광역단체장과 민생의 길을 찾다’ 제주도지사 인터뷰
“웰니스, 마이스(MICE) 등 제주 관광의 질 높일 것”
"주민참여예산제도 등 ‘한국형’ 분권모델 선도할 것“
[뉴스핌=대담:황남준 논설실장, 정리: 김규희 기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시자는 “제주도는 단순히 탄소 없는 섬을 넘어 교통, 에너지 기반의 스마트시티를 지향하고 이를 위해 융복합 그린빅뱅 전략을 도입했다”면서 “2030년에는 제주 전역이 에너지 고효율, 스마트 공급·유통체계를 갖춘 스마트그리드 도시로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동남아 등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 장기 체류 및 개별관광객 유치, 제주만의 색깔을 입힌 체험중심의 웰니스 관광, 마이스(MICE) 등 목적관광을 통해 관광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와의 뉴스핌 단독인터뷰는 지난 22일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미래성장동력, 제주2공항, 제주신항만, 관광활성화대책, 지방분권 개헌, 보수신당 합류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2일 뉴스핌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제주 규제개혁 위해 중앙정부 많은 논의...4차산업혁명 교육과 혁신의 장 될 것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성장률이 전국 최고 수준인 제주도에도 산업간 융복합은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데 큰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어떤 전략과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고 있다. 정부의 모든 사업에 4차 산업혁명 이름을 붙여야 예산을 받아올 수 있는 실정이다. 크게 2가지 단계로 분류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
먼저 기업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말로만 하는 4차산업혁명은 의미가 없다. 기존의 기업들이 제대로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역할을 하면서 국가적 산업 역량을 끌고 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제주도의 경우 특히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빅데이터 부분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스마트관광 분야도 있다. 이미 관광안내 등은 사물인터넷을 통해 이용토록 했다. 제주 교통체제도 개편했다. 미래 인공지능 주행처럼, 제주의 공공서비스 교통 등을 행정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같이 준비해야한다.
또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은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대신하는 것인데 기계 프로그램을 잘 다룰 수 있는 인재가 미래 사회를 지배할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10~20년 뒤면 현재의 50~80%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잘 대비돼있어야 한다.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자라나는 아이들부터 프로그램에 대해 친숙한 환경을 만들 것이다.
서울 강남에는 한 달에 몇 백만원 짜리 과외하는 아이들도 있다. 4차산업을 대비하는데 빈부격차가 장벽이 돼선 안된다. 제주도 아이들에게 무료 코딩교육을 시키고,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 제공하려고 한다.
산업과 인재를 연결시키려면 제주 인재와 창업기업을 육성해서 교류하게 해야 한다. 이런 시도들이 규제에 묶여 있는 게 많다. 규제를 풀어서 모래놀이판처럼 놀이 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만들어야 한다.
특별자치도인 제주도가 얼마나 좋은가. 드론, 자율주행 등과 관련 규제를 싹 풀어서 전 세계 기업들이 와서 뭐든지 해보고 젊은 기업가, 학생, 외국기업가들과 함께 혁신적 노력을 한다면 제주가 4차산업혁명 인재교육과 혁신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규제개혁이라는 방향으로 제주특별자치도의 여건을 활용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규제 혁신을 통해서 4차산업 혁명의 규제없는 놀이판, 규제 샌드박스(sand box)를 제주도에 만들고자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여 신산업을 창출하고, 1차 산업과 관광산업을 ICT와 융합해 첨단화 하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기후변화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확산하고 지속가능한 모델로 안착시키고 있다. 제주도는 단순히 탄소 없는 섬을 넘어 교통, 에너지 기반의 스마트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융복합 그린빅뱅 전략을 도입했다.
2030년에는 제주 전역이 에너지 고효율, 스마트 공급·유통체계를 갖춘 스마트그리드 도시로 변할 것이다.
제주에서 인공지능으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전기차, 스마트 센서와 IoT를 통한 효율적인 관리시스템, 5G 기반의 효율적 정보 유통 체계 등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서비스 모델들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에서 전기차가 1만대를 넘어선 것도 의미가 크지만, 양적 보급의 단계를 넘어 새로운 융합기술과 산업들이 나타나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폐배터리 재사용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한 코딩교육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재양성도 시작했다. 제주는 규모는 작지만 자연, 도시, 농촌, 그리고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문화들이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도시, 스마트팜, 스마트관광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을 실험하고 성과를 내기에 유리하다.
제주가 내포하고 있는 문화도 굉장히 유망한 미래다. 내년 2월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 문을 연다. 제주의 문화콘텐츠 자산이 새롭게 활용되고, 다른 분야와 융합하여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체 예산의 3.2%를 문화 생태계에 투자하고 있다.
*코딩(coding):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다른 말. C언어, 자바, 파이선 등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코딩 교육을 통해 논리력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은 퍼즐이나 블록맞추기 등 게임방식을 이용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원리를 배운다. 코딩이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지능형 로봇, 빅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등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변하는 모든 것이 ICT(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제주2공항 고품격 관광 전환의 중심축...크루즈관광 활성화 위해 절차 일원화
-제주2공항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입지사전타당성 용역검증에 합의했다.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차질 없이 봉합될 수 있을 것인지. 제주2공항이 제주의 미래발전에 대해 갖는 의미와 경제적 효과는?
▲기존 제주공항은 포화상태에 있다. 제주2공항은 도민들이 숙원사업인데 막상 입지가 결정되니까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내놓고 나가야하는 입장에 처한 도민들이 많다. 그 아픔을 이해한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그 아픔을 녹여 줘야하는데 미흡한 점이 많았다. 그렇다고 추진 안할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아직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단 성산지역을 공항입지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주민들이 있어 일단 타당성을 검증하자고 합의를 봤다.
현재 반대 주민들이 입지선정 부실 용역이라고 주장하며 공정한 검증을 요구했고, 이에 대한 검증과 주변지역 개발 구상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주민들과 보상 등 대책을 충실하게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충분히 대화하면서 최대한 성실하게 추진하겠다. 실제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바로잡아 나가는 것이 저의 입장이다. 최대한 의혹을 해소하고, 주민들이 걱정하는 보상이나 공동체 유지, 주민의 지역발전참여 부분도 계속 내용을 채워가고 있다.
지금부터 공항을 짓기 시작해도 6~7년 뒤에 개항하게 된다. 제주 관광 자체가 공항에 의지하는 관광이다. 현재는 활주로가 부족해서 관광객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제주2공항은 제주도 관광 수용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시설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저가 단체관광객을 마구 유치하는 용도로 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목적관광, 고품격 질적 관광으로 전환을 생각해야 할 때인데 제1, 2공항의 역할분담이 잘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제2공항은 관광객과 물류 증가, 제주의 접근성 확장, 동서남북 발전축의 완성, 지속가능한 경제 인프라 등 단순한 열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사업은 내년 3월 크루즈터미널이 완공되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앞으로의 활성화 계획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내년 한 해 동안 328회의 크루즈선 입항이 예정되어 있다. 2020년에는 500회 이상 보고 있다. 22만 톤 급 2척도 동시 입항이 가능하다.
100만 명이 왔을 때 경제파급 효과는 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작년 제주항 507회 입항에 121만 명이 온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제주항도 내년 사전예약 받은 게 422회를 넘었다.
특히, 크루즈관광이 단순 쇼핑이 아니라 지역문화를 체험하는 패턴으로 전환돼야 한다. 제주도는 크루즈관광을 통한 낙수효과를 높이기 위해 크루즈선사들과 기항지 연결 관광상품 개발, 제주산 식자재 공급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
크루즈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절차를 일원화해 국경 장벽을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도가 주도적으로 창립한 아시아크루즈리더스네트워크를 통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방한 금지령 제주관광 체질 바꾸는 기회...제주 ‘세계 환경허브’로 자리매김 할 것
-원 지사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민생경제 안정화, 기반산업 성장 동력 확보, 경제성장 인프라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성과는?
▲민생안정과 서민경제 활성화는 성숙한 경제구조로 가는 첫걸음이다.
특히, 제주는 1차 산업과 관광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중요하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농어민, 젊은 혁신 주체들이 자립하고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게 배려해야 한다.
취임 직후 사회적경제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사회적경제시범도시로서 행정과 공기업의 혁신, 청년층 일자리 창출, 사회적경제 시스템을 갖춰 사회경제적 약자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도지사가 제품을 인증하는 JQ품질인증제, 전국 유일의 지역생산품 소비촉진 조례 제정, 100억 원 이상 대형공사에 지역업체 참여를 보장하는 지역의무 공동도급제 시행, 대규모 투자사업에 지역특산품과 중소기업 의무납품, 골목상권 특화 등 다양한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는 전기차, 에너지신산업과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성장동력을 연결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전기차는 지능형 교통망과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에너지저장장치와 맞물려 새로운 신산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폐배터리 재사용센터 구축과 전기차안전지원센터의 필요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에서 파생되는 산업은 무궁무진하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보면 1차적으로 제주의 전력판매대금의 경우 5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2030년 4.3GW의 전력생산체계를 갖추면 원자력발전 4~5기를 대체하는 효과와 맞먹는다.
그 밖에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천혜의 자연환경의 자원화, 용암해수와 8천종에 달하는 동식물 자원, 바이오, 향장품, 식품산업도 열심히 키워가고 있다.
경제성장 인프라는 제주의 동쪽은 제2공항, 서쪽은 제주신화월드 복합리조트와 영어교육도시, 남쪽은 혁신도시와 강정크루즈터미널, 북쪽은 제주공항과 제주신항이 주요 거점이다.
또 옛 것을 살려 미래를 일군다는 패러다임으로 되살리고 있는 원도심 재생, 문화콘텐츠도 유·형의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관광객 중단으로 지역경제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광객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향후 관광 산업에 어떤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관광산업이 제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원희룡 제주지사 /김학선 기자 yooksa@ |
▲제주의 모든 길은 관광으로 통한다. 경제적으로도 관광서비스 비중이 70%를 넘기 때문이다.
사드로 중국관광객은 감소했지만, 우리 국민들과 동남아 등 외국인관광객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방한 금지령이 위기지만, 제주관광의 체질을 바꾸는 기회로 삼고 있다. 돈을 주고 관광객을 데려와서 쇼핑을 강요하고, 질 낮은 서비스로 부작용을 낳고 있는 저가관광을 바꾸지 않으면 명품관광 섬을 만들 수 없다.
동남아 등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 장기 체류 및 개별관광객 유치, 제주만의 색깔을 입힌 체험중심의 웰니스 관광, 마이스(MICE) 등 목적관광을 통해 관광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송객수수료 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저가관광은 한국과 중국 모두 골칫거리다. 국가차원의 협의도 필요하다. 특히, 상시적인 관광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국내·외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제주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람사르협약에 따른 람사르 습지 등을 한꺼번에 지정받은 곳이다. 제주도의 자연과 가치를 보존하면서 동시에 도민의 소득과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개발전략이 있는지?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환경기준이 가장 엄격하다. 환경자원총량제, 곶자왈 보호지역 지정 고시를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제주국립공원 지정 확대 지정도 신청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생물권보전지역(830.94㎢)은 제주도 전체 면적의 43.6%에 해당한다. 세계자연유산 면적도 전체 면적의 10%다. 세계지질공원도 수 십개 명소로 이루어져 있다.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타이틀에는 청정 환경과 자연과학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훼손을 막고 보전해야 하는 곳이라는 대전제 아래 이를 어떻게 관리해나갈지 각각의 권고사항이 담겨있다.
제주도는 큰 틀에서 생물권보전지역과 자연유산은 '보호·관리', 지질공원은 '활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여러 요소를 효과적으로 보전하고 가치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이용을 통해 주민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세계자연유산이 직접적인 동기가 되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수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150만 명에 이르는 등 직접 지출이 3조원을 넘고, 직·간접 효과는 무려 10조 3천508억 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70%는 세계자연유산 제주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세계적 자연환경의 관리보전을 선도하는 ‘세계 환경허브’로 자리매김 하고, 유네스코 지정 연구훈련센터 유치 등 환경보호와 경제적 생태활용의 성공모델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분권개헌, 중앙 ‘보충성의 원칙’ 명문화 필요...특별자치도 헌법적 지위 보장해야
-지금 여권이 추진 중인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원 지사는 현재까지 한국 지방자치제도의 성과와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방자치는 주민이 지역발전을 이끌어가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권력은 중앙정부와 국회에 집중되어 있다.
정부 각 부처의 중앙위주 사무배분, 조례제정권의 한계, 그리고 조세권 등으로 인해 중앙정부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에 필요한 입법, 조직, 재정이 중앙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재정구조도 중앙 8, 지방 2로 불균형이 크다. 이 틀을 단계적으로 6대4, 5대5로 전환하고, 자기결정권을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무는 원칙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사무로 하고, 예외적으로 지자체가 처리하기 어려운 사무를 국가사무로 배분하는 ‘보충성의 원칙’을 헌법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효율적인 지방분권과 행정 낭비를 막기 위해 제주도와 세종시를 지방분권 선도모델 기점으로 삼아 권한을 더 부여하고, 두 지역의 자치분권 경험을 통해 지방분권을 완성할 수 있는 길을 닦아야 한다.
-특히 제주도는 '3free'지역 조성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수준 높은 자치권 요구가 있다. 어떤 내용이 담길 것을 기대하는가? 여권이 추진중인 지방분권 강화와 제2국무회의 설치 등이 포함된 여권 개헌 방향에 대한 견해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11년이 됐다. 고도의 자치분권을 실시하고, 대한민국의 지방분권을 이끌어 왔다.
4500건이 넘는 중앙권한 이양 등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그에 걸맞은 재정지원은 아쉽다. 국세의 지방세 전환, 환경기여금 도입, 제주특성을 고려한 개발과 보전 특례 도입 등 과제도 많다.
현재 정부와 정치권에서 지방자치 개헌 움직임이 활발하다. 자기결정권은 지방자치의 핵심이다. 지방분권 논의의 장에서 제주에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 직접 민주주의를 가미한 주민자치, 마을이 주체가 되는 마을자치, 주민참여예산제도의 획기적 개선 등 ‘한국형’ 분권모델을 시범하고 선도하겠다.
여권에서 추진 중인 지방분권 강화와 제2국무회의 설치 등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자치분권을 촉진하고 실질적 민주주의의 토대를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러나 2% 정도 부족한 느낌이다. 특별지방정부에 대한 헌법적 지위와 고도의 자치권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보장을 요구하는 이유는 일반법률을 뛰어넘는 특별자치를 통해 새로운 자치분권을 실험하고, 준비하고, 선도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것이다.
새로운 금융시스템과 에너지시스템, 4차 산업혁명 대비 등 혁신적인 프로젝트 추진과 남북통일 대비 및 동북아 평화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도 헌법적 지위 보장이 필요하다.
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를 위해 도민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 분권모델의 완성을 위해 지난달 10일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가 참여하는 ‘제주-세종 자치분권·균형발전특별위원회’도 구성됐다.
제주도는 11년의 특별자치도 경험을 살려 고도의 자치권과 특화된 지역발전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치분권을 보여주는 창(窓)이 되겠다.
- 요즘 중앙정치에서 보수신당 출현 쪽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가 ‘전당원 투표’ 등으로 나름대로 승부수 던진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에 대한 소감은?
▲제주에 집중하느라 중앙에서 일어나는 정치는 자세히 보지 못하고 있다. 잘 될거 같은가? 지도자가 제대로 서려면 저변이 튼튼해야 한다. 힘들 땐 천천히 생각하는 것이 좋다.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
- 내년의 지방선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제주도 지사 연임과 중앙정치무대 복귀를 놓고 원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 추측이 분분한데?
▲ 현재 제주도의 급속한 성장 휴유증을 해결하고 미래성장 동력 기반 확보를 위해 제2공항, 대중교통체제개편 등 많은 과제들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에는 불편과 이해관계 충돌 때문에 상당히 불편해하는 도민들도 있다. 미래를 위해 꼭 해야 할 것들은 욕을 먹더라도 과감하게 추진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미래를 위한 발판을 닦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초기 성공 궤도에 올려 놓은 것에 대해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도민들이 심판에 달려 있다. 내년도 정치(행보)는 도민들의 판단에 맡기려고 한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