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 커...시장금리 견인 부족
[뉴스핌=허정인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거나 매입 자체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중국은 미 국채 최대 보유국이기 때문이다.
수요 감소로 미 국채 금리는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채권 금리도 상승할 수 있고, 외환보유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우 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출처: 블룸버그> |
한국은행 관계자는 11일 “이러한 발언이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완만한 금리인상이라면 평가손을 상쇄할 쿠폰이자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 정부의 미 국채 보유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가자 환헤지 비용이 증가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잇따라 인상해 투자 메리트가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 국채 투자 감축 보도는 이같은 상황과 맥락을 같이 한다.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위안화 가치가 안정 또는 소폭 절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제한되면서 미 국채 투자도 줄어들 수 있다”며 “작년과 달리 올해엔 전세계적으로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미 국채시장의 수요를 견인했던 중국 등 해외 중앙은행의 투자가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지난해말 3892억7000만달러, 2016년 말 전체외환보유액 중 달러자산 비중 70.3%) 중 미 국채는 40%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관리 당국이 주로 국채 및 정부기관채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주요국 국채 중에 미 국채보다 안전하고 매력적인 투자자산은 없다”며 “전세계 국채시장의 3분의 2이상이 미 국채인데, 자금을 뺀다 해도 사실상 다른 대안수단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일 이 멘트가 시행이 된다는 가정 하에 미 국채금리가 점진적으로 오른다면 대부분 만기보유하는 외환보유고 특성 상 쿠폰수익이 늘기 때문에 평가손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이러한 당국자의 계획이 시행돼서 국내 채권금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1bp 오른 2.556% 상승했다. 2년물 금리는 전일과 동일한 1.977%로 마감했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BOJ의 긴축으로 민감한 시기에 그런 발언이 나와 영향을 좀 더 받긴 했지만 이러한 발언 후에 구체적인 액션이 없으면 금리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통화 다변화 측면에서 달러자산을 줄이고 원화비중을 늘린다면 반대로 금리하락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이슈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