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기조는 여전히 '불안'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 '이견'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25일(현지시간)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한 유럽중앙은행(ECB)에서는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보였다. 아직 물가 상승세를 확신할 수 없어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이날 ECB가 전한 메시지였지만 유로화는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1.25달러를 뚫고 올랐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AP/뉴시스> |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최근 지표가 빠른 경제 확장 속도를 확인하고 있다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예상보다 빠른 속도가 붙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강한 순환 주기 모멘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로 수렴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강화한다"며 "지표가 탄탄하고 광범위한 성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강한 성장 모멘텀이 예상을 웃도는 성장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조 인플레이션이 아직 가라앉아 있다고 평가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등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드라기 총재는 전했다.
향후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에 대해 정책 위원 간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전하고 3월에 이것을 다시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 기조는 변함이 없었다. 드라기 총재는 "상당한 정도의 통화완화가 기조 인플레이션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달간 현 수준에 머무르다가 점진적으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드라기 총재는 승리를 선언할 수는 없다며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약속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로존 경제 성장에 대한 드라기 총재의 자신감으로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25달러를 돌파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41분 현재 전날보다 0.85% 오른 1.2515달러를 기록 중이다. 드라기 총재는 외환시장을 하방 위험으로 지목했지만 최근 유로화 강세에 대해 유로존 경제 개선이 한 가지 이유라고 판단했다.
전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달러 약세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드라기 총재는 각국이 경쟁을 목적으로 환율을 목표로 정책을 수립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강조했다.
ECB는 이날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심 금리를 0.00%로 동결하고 한계대출금리와 예치금 금리도 각각 0.25%, 마이너스(-)0.40%로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놀랍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 전망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일부는 3월 ECB가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이를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의 배경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당장 매파적인 ECB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제프리스의 마르셸 알렉산드로비치 유럽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경제는 ECB가 3월 8일에 분기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게 할 것이며 양적완화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변경하는 것을 정당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테온의 클라우스 비스트센은 "드라기 총재는 경제가 강해진다는 분명한 조짐에도 근원 물가가 여전히 너무 낮아 투자자들이 당장 ECB 정책이 매파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진단헀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