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인도의 모디 정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적극적인 재정지출에 나서고 있다고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인도 재무성은 1일 2018년도(18년 4월~19년 3월) 예산안을 발표하고 세출을 24조4000억루피(약 410조원)로 2017년 대비 10% 늘렸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출 증액이다.
신문은 “내년 봄 총선거를 겨냥해 모디 정권은 8% 대의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을 내걸었다”며, “덕분에 재정적자 축소 목표 달성 시기는 다시 뒤로 밀렸다”고 지적했다.
1일(현지시간) 아룬 자이틀리 재무장관은 정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우리는 8% 이상 성장률을 향해 착실히 나아가고 있다. 지금은 경제 규모에서 세계 7위지만 곧 5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하며, 예산 편성에서 경제 성장을 중시했음을 내비쳤다.
세출 확대에서 눈에 띠는 것은 도로교통·고속도로부에 할당된 예산으로 전년 대비 19% 증액했다. 총 연장 약 9000㎞의 고속도로를 앞으로 3만5000㎞로 늘릴 계획이다. 국가 부담으로 인프라를 정비해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14년 5월 발족한 모디 정권은 2015년도까지는 세출 증액을 7~8% 정도로 억제해 왔다. 하지만 2016년도에는 2년 연속 세출을 10% 이상 늘렸다.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낮추겠다는 목표 대신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8%대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우선시 한 것.
이번 예산안은 선심성 색채도 강하다. 저소득자 보조금을 15%, 농업 예산을 13% 늘렸다. 저소득 1억 세대에 50루피(약 842원)를 상한선으로 의료비를 보조하는 ‘모디 케어’도 발표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일 “세계 최대의 정부 보조 헬스케어 프로그램이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예년보다 크게 선심을 쓰는 이유는 2019년 총선을 앞두고 농촌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현지 신문의 1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모디 총리의 재선을 지지하는 비율은 2017년 1월 65%에서 53%로 하락했다. 반면, 최대 야당 인도국민의회의 라훌 간디 총재의 지지율은 10%에서 22%로 높아졌다.
아시아에서 세력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국방비 예산도 늘렸다. 국방성에 할당된 예산은 지난해 6%에서 8%로 늘었다. 국경 부근에서 육군의 기동력을 높이기 위한 도로건설 사업도 도로부에 할당된 예산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인도양과 히말라야 산맥 등 국경 지역에서 충돌 긴장감이 높아지는 중국을 의식해 군 장비의 근대화와 함께 국산 잠수함 건조 등 국내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예산을 편성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인도의 국방비는 2016년 시점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5위. 2009년 9위에서 대폭 순위가 올라갔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