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지사, 9일 오후 5시 서울 서부지검 자진출석
취재진에 구경꾼까지 인산인해..욕설도 난무
[뉴스핌=김준희 기자] 9일 오후 서울 마포의 서부지방검찰청은 숨가쁘게 돌아갔다.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출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안 지사는 전날 충남 홍성의 충남도청에서 예고했던 기자회견을 급작스럽게 취소, 기자들은 물론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었다.
9일 오후 5시 서부지검에 자진출석을 예고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기다리고 있는 취재진. <사진=김준희 기자> |
안 전 충남지사는 이날 오후 3시 45분께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을 통해 "오후 5시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한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의 검찰 출석 소식이 전해지자 순식간에 취재진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출석 시간인 5시가 가까워서는 어림 잡아 200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카메라와 핸드폰, 메모지 등 각종 취재도구를 들고 모였다.
여기에 안 전 지사를 보기 위해 찾은 시민들까지 합쳐지며 현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안전이 우려될 정도의 상황이었다.
긴장 속에 안 전 지사의 출석을 기다리는 사이 누군가 "왔다!"고 외치자 고요함은 순식간에 카메라 셔터소리에 묻혔다.
곳곳에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안희정 XXX", "무릎 꿇어라" 등을 외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서부지검에 출석한 안 전 지사는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잘못했다"로 운을 뗀 뒤 "저로 인한 상처 입으셨을 많은 국민여러분께 또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말을 이었다.
피해자의 말이 전부 맞냐,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앞으로 조사과정에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답하며 자리를 떴다.
9일 오후 서부지검에 출석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보러온 시민이 '법대로 엄벌'이라는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다. <사진=홍형곤 기자> |
안 전 지사가 검찰청 안으로 사라진 후에도 취재열기는 식지 않고 시민들의 반응을 담았다. 한 시민은 안 전 지사를 '법대로 엄벌'하라며 안 전 지사가 사라진 자리에서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다. 또 다른 시민은 '여비서 성폭행 충남도지사 안희정 철저 수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북적이던 현장을 보던 한 기자는 "취재열기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회항의 2배는 되는 것 같다"며 소감을 남겼다.
[뉴스핌 Newspim]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