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훤칠한 키, 부드러운 미소, 따뜻한 성격. 모두가 그렇듯 처음에는 그냥 좋은 선배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선배 유독 나에게만 쌀쌀맞고 차갑다. 우연히 들은 엿들은 통화는 귀를 의심하게 만든다. 멀리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여겼다. 그래서 피했다. 그랬더니 이제 다가온다. 냉정하게 굴 때는 언제고, 조별 숙제를 같이하자더니 급기야 데이트 신청을 한다. 머리는 그를 밀어내라고 하는데 어째 마음은 계속 선배를 향한다.
배우 오연서(31)가 영화 ‘치즈인더트랩’을 선보였다. 순끼의 동명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이 영화는 모든 게 완벽하지만 베일에 싸인 선배 유정과 평범하지만 매력 넘치는 여대생 홍설의 두근두근하고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릴러. 극중 오연서는 여주인공 홍설을 연기했다.
“제 인생 마지막 캠퍼스 물이라는 마음으로(웃음) 욕심을 좀 냈어요. 또 때마침 영화도 하고 싶었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제 시점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것도 좋았죠. 출연을 결정하고는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원작의 홍설도 좋지만, 저만의 홍설을 표현하길 원하셨고 그러려고 노력했죠.”
말뿐만이 아니다. 오연서는 홍설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려 애썼다. 그 결과 영화 속 홍설은 원작을 보고 상상했던, 혹은 드라마(‘치즈인더트랩’은 지난 2016년 tvN 드라마로 방송된 바 있다) 속 김고은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리액션을 가장 저답게 했어요. 또 그간 제가 했던 캐릭터들이 입체적이었다면, 홍설은 입체적이기보다 내면을 이야기하는 캐릭터라서 그 점을 잘 살리고자 했죠. 영화 특성상 편집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최대한 다른 인물을 만날 때마다 다르게 연기했어요. 유정을 대할 때, 인호를 대할 때, 친구들을 대할 때마다 차이를 뒀죠.”
반면 싱크로율은 원작과 100% 일치한다. 알다시피 오연서는 웹툰이 연재될 때부터 가상 캐스팅 1순위 배우로 꼽혀왔다. ‘치즈인더트랩’ 영화화 소식이 알려진 후 원작 팬들이 반색한 이유 중 하나도 오연서의 출연이었다.
“저도 인터넷을 하니까 알긴 했죠(웃음). 좋았어요. 만화 캐릭터를 닮았다고 하니까. 물론 이렇게 홍설과 만날지는 예상을 못했지만요. 아무래도 눈매가 닮아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듯하죠. 거기다 헤어스타일까지 똑같이 하니까 더 비슷하다고 해주신 거 같고요. 그래서 홍설의 외적인 부분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20대 초반을 연기하는 게 스트레스였죠(웃음).”
외적인 부분과 달리 성격은 홍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했다. 실제 오연서는 홍설만큼 주위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편도 아니고,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고 쌓아두는 스타일도 아니다.
“비슷한 부분이라고 한다면 혼자 생각이 많은 편이라는 거? 근데 대부분 달라요. 말을 하려다가도 못하고 망설이는 것부터요. 전 피하지 않고 다 이야기하는 편이죠. 답답한 걸 못 참거든요. 눈썰미도 없어요. 이상하게 가끔 촉 같은 게 올 때도 있지만(웃음), 대체로 무딘 편이죠. 워낙 많은 사람과 일하는 터라 자연스럽게 관찰을 하지 않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차기작은 미정이다. 20부작 tvN 드라마 ‘화유기’를 마치자마자 영화 홍보에 투입된 탓에 당장은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선 집에서 쉬고 싶죠. 잠도 많이 자고 못 봤던 드라마도 보면서요. 제가 원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생활을 지향하거든요(웃음). 그래서 밖으로 나가기보다 안에서 저를 돌보는 시간을 조금 가지고 싶죠. 운동도 시작해볼까 해요. 다이어트가 아닌 체력 증진을 위해서요. 그렇게 내면도 체력도 단단하게 다지는 시간을 갖고 나면 천천히 여행도 떠날까 하죠. 물론 그사이에 좋은 작품을 만나면 또 어떻게 계획이 바뀔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