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건설, 올해 1Q 매출액 전년대비 감소
주택공급 정정 찍고 해외사업 부진 이어져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작년과 비교해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건설사들은 지난 2015년부터 나타난 주택경기 훈풍을 맞아 그동안 공급물량을 쏟아냈다. 하지만 최근엔 지방시장을 중심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 공급물량 감소는 매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해외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수주액 증가가 없어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15일 건설업계 및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중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건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액(연결 기준)은 4조200억원으로 전년동기(4조1290억원) 대비 2.4%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액은 4조1000억~4조3000억원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4조원대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영업이익은 235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2280억원)과 비슷한 수치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은 1분기 예상 매출액이 2조5000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2조6400억원) 대비 5.3%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211억원에서 27.6% 급감한 1600억원대가 예상된다. 1분기뿐 아니라 연간 실적 전망도 불투명성이 크다. 지난 2016년 4분기 영업손실 7678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한데 이어 1년 만인 작년 4분기에도 1515억원 손실을 보였다. 실적 부진은 대부분 해외사업에서 발생했다. 공사기간에 따라 원가율을 새로 반영하는 과정에서 잇달아 손실이 드러나고 있다. 준공시점을 앞두고도 손실반영이 많다.
대림산업은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액이 2조4800억원으로 전년동기(2조5100억원) 대비 1.2%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이 전년대비 많이 증가했으나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1140억원에서 14.0% 늘어난 1300억원이 예상된다.
다른 경쟁사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매출이 대폭 늘어나는 건설사는 없고 대부분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GS건설은 2조7000억원에서 2조7500억원, 삼성물산은 6조7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택공급이 정점을 찍은 것이 매출 확대에 애를 먹는 이유다. 2014년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던 주택경기가 최근 소폭 조정을 받고 있다. 서울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방 시장은 작년부터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주택사업에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외시장에서도 신규수주 확대를 비롯한 의미 있는 성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누적 수주액이 80억달러(한화 약 8조5000억원)로 전년동기(31억달러) 늘었다. 하지만 2012년~2014년 기록한 연간 600억달러 수주 시대와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동지역의 정세가 불안하고 글로벌 건설가 간 경쟁도 치열해 올해도 수주 여건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형 건설사 재무담당 한 임원은 “해외시장 위축에 주택사업 비중이 60%가 넘어선 상황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공급 물량까지 줄어 올해 1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택사업 매출에 고민하는 건설사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