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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건설사 실적 전망치..해외손실이 주범

기사입력 : 2018년02월13일 16:18

최종수정 : 2018년02월13일 16:18

대우·현대건설 비롯한 대형 건설사, 예상치 밑도는 연간 실적
해외사업 원가율 상승이 주범..저가사업장 보유로 올해도 불안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12일 오후 6시1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동훈 기자] 최근 논란이 된 대우건설 실적보고서 사례처럼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이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적이 예상보다 나쁜 이유는 해외사업 부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건설사들이 기업의 가치를 올리고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장밋빛’ 목표를 제시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특히 대우건설 사례처럼 해외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실적과 다른 전망 보고서가 많으면 보고서를 제작한 증권업체는 물론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해당 업체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위 건설사의 작년 영업이익이 대부분 전망보다 10% 이상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증권업계에서 내다보는 전망치는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한다. 이 때문에 건설사가 부실 위험성을 숨겨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대비 10% 이상 밑돌 경우 ′어닝쇼크′로 평가하는 만큼 최근 실적 전망 보고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시각이다.   

작년 말 대우건설은 연간 예상 영업을 8600억원으로 내다봤으나 실제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인 4373억원에 그쳤다. 내심 현대건설에 이어 두 번째로 건설사 영업이익 ‘1조원 클럽’도 기대됐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는 크게 미달했다.

모로코 사피 IPP(석탄화력발전소) 현장과 ‘뉴오비탈 고속도로 사업, 이라크 알포, 알제리 RDPP를 비롯한 해외 저가 사업장에서 손실이 줄줄이 발생하자 국내 주택사업으로 손에 쥔 이익을 상당부분 까먹었다. 현재 진행 중인 해외 공사잔액이 6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실적 부진이 예상을 벗어나자 매각도 성사 직전에 무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대우건설뿐 아니라는 점이다. 대림산업은 작년 영업이익이 6400억원을 예상했지만 실제론 54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이익(4194억원)과 비교해 늘긴 했지만 기대보단 15% 감소했다.

지난 2013년 1조원대 어닝쇼크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였던 GS건설은 작년 영업이익이 3600억원으로 예상됐다. 실제 성적은 3190억원.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현대건설도 상황이 비슷하다. 애초 예상치(1조1000억원)보다 800억원 정도 부족한 1조119억원에 그쳤다.

삼성물산만 실제 실적을 비교적 정확히 전망됐다. 작년 말 예상한 영업이익은 8700억원. 실제 성적은 영업이익 8813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성적이다. 삼성물산 입장에서 역대 최악의 사업장으로 꼽힌 호주 ‘로이힐’ 공사를 마무리했고 무리한 해외수주에 나서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이유는 해외부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외사업은 국가 정세, 노동자 파업, 설계 변경과 같은 변수가 많다. 원가율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런데도 건설사들은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계산하기보단 유리한 쪽으로 책정하다 보니 예상치와 실제 성적에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국가 시스템이 불안정한 나라일수록 건설사들이 사업을 통제하기 힘겨워하고 있다. 발주처와 원만한 협상이 어려워 설계 변경과 준공허가 지연에 따른 공사 지연이 자주 발생해서다. 이렇다 보니 올해 영업이익도 예상치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 많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이다. 대우건설은 1조원, 대림산업 7000억원, GS건설 5600억원 정도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 기술력 우위를 갖지 못한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따낸 수주 물량이 많아 원가율 상승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그동안 많은 건설사가 해외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액을 회계에 나눠 반영해 충격을 최소화했지만 수천억원대 손실이 일시에 발생하면 어쩔 수 없이 어닝쇼크를 고백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기업 가치와 신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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