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소고기·비행기·2017년 무역 협정·곡류·미 국채
관세·소비자 불매운동·미국 해외 투자·희귀 광물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라는 칼을 빼들었다. 미국은 정보기술·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무역법 제301조에 근거한 관세 부과를 추진 중이다.
다만 미국이 중국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 역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덴마크 단스케 은행(Danske Bank)의 알란 폰 메흐렌 수석 애널리스트는 진단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메흐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대두 ▲쇠고기 ▲비행기 ▲2017년 무역 협정 ▲곡류 ▲미 국채 투자 ▲광범위한 관세 ▲소비자 보이코트(불매운동) ▲미국의 해외 투자 ▲희귀 광물의 10가지 분야에서 미국에 보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통신/뉴시스> |
메흐렌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미국의 최대 대두 수입국"이라며 "미국산 대두 중 60%를 중국이 수입한다"고 말했다.이어 "중국은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두 수입국을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로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미국에서 쇠고기를 수입하며,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으로부터 비행기를 수입한다. 중국이 미국의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항공기 수입처도 보잉이 아니라 프랑스 에어버스로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중국은 작년 11월 미국에서 2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메흐렌은 "해당 계약은 주로 양해각서(memoranda of understanding)의 형태로 체결됐다"며 "중국은 계약 내용 중 어떤 것에 대해서 파기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두 외에 수수(sorghum)와 같은 곡물을 극동 지역에 주로 수출한다. 미국이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수수 수출과 관련해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메흐렌은 "중국에서도 보복 조치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 국채의 최대 보유국이기도 하다.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를 팔아버린다면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라는 카드를 빼들 수도 있다. 특히 통신 장비나 의류가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목된다.
중국 소비자들이 미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일 수도 있다. 중국의 13억 인구가 미국산 제품을 안 사겠다고 한다면 오히려 미국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중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 규모는 작년 기준 약 100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른다.
메흐렌은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 제품을 거부하는 반대 경우는 성립하기가 어렵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에서는 소비재 제품이 주로 미국산이지, 중국산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인들이 관세 조치때문에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게 될 수도 있다. 특히 금융 부문이 그렇다. 이 경우 미국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투자할 기회를 스스로 잃게 된다.
또 중국은 17가지 광물을 거의 독점적으로 갖고 있다. 광물의 전세계 채굴량 중 90%가 중국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이들 광물은 핸드폰, 디스플레이, 원자력전지의 주요 원재료가 된다.
메흐렌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 조치를 실시할 경우 그 대가는 경제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국은 바로 무역전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그 또한 중국 경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