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케이드 이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유럽 공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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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근희 기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유럽 시장에서 맞붙는다. 두 회사는 각각 유통사 다각화와 속도전을 내세우며 유럽 허셉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근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유럽 판매 준비를 마쳤다. 허셉틴은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로, 전 세계 연 매출 8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셀트리온 vs.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 2차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왼쪽)과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사진=각사> |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먼디파마, 컨 파마, 오리온 등의 협력사와 허쥬마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협력사들은 올 2분기부터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5개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허쥬마를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달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 판매사인 MSD는 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에 온트루잔트를 출시했다. 이를 시작으로 점차 출시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써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약 2조4500억원에 달하는 유럽 허셉틴 시장을 놓고 경쟁하게 됐다. '레미케이드'(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유럽 시장을 놓고 벌인 1차전에 이은 2차전인 셈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유럽에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와 '플릭사비'를 각각 판매하고 있다.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바이오젠에 따르면 지난해 램시마 유럽 매출은 4000억원, 플릭사비 매출은 900만달러(약 96억원)을 기록했다.
◆의약품 입찰 결과에 승패 달려
이번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경쟁의 승패는 2분기부터 시작되는 유럽 각국의 의약품 입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유럽의 경우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 허가를 받더라도 나라별로 약가를 등재해야 한다.
이후 회사들은 각 국가, 대형병원 연합체, 지방정부단 등 다양하게 실시되는 의약품 입찰에 참여한다. 입찰에 성공하면 입찰 주관 기관에 속해있는 병원들이 해당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즉 입찰에 성공하면 단 한 번에 여러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어떤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하는지는 의사가 결정할 수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입찰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한다"며 "노르웨이는 국가 입찰, 영국은 병원체 입찰 등 나라마다 입찰 주관기관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유통사 다각화 vs 속도전… 어떤 전략 통할까?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입찰 경쟁 등에서 이기기 위해 각자 전략을 실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우선 판매사를 다양화했다. 유럽 국가마다 입찰 주관 기관이 다르고, 바이오시밀러 사용 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 나라에 최적화된 판매 협력사를 통해 유럽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직접 발 벗고 나섰다. 서 회장은 이달 초부터 두 달여 간의 일정으로 유럽 각국을 찾아가고 있다. 협력사의 판매 전략을 점검하고, 주요 정부 관계자 및 주요 의료진을 만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전 세계 업체 중 가장 빠르게 허가와 판매 절차를 마쳤다. 회사는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온트루잔트의 유럽 판매허가를 받고, 이달 제품을 출시했다. 퍼스트 무버로서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앞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출시가 셀트리온보다 늦었던 만큼, 이번에는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온트루잔트 유럽 판매사는 다국적 제약사인 MSD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MSD는 세계 상위 제약사인 만큼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다"며 "온트루잔트의 유럽 시장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