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 수익률 6개월래 최대 하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향해 잰걸음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500억달러 규모 중국 관세 발표를 앞두고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을 또 한 차례 강타했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22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출발부터 300포인트 가량 급락한 한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10년물 국채로 자금이 밀려들면서 수익률이 6개월래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금값이 탄탄한 오름세를 나타냈고, 독일 10년물 국채와 엔화 등 안전자산이 동반 상승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오후 12시30분 IT와 지적재산권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날 발표 내용의 골자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에 최대 500억~600억달러에 해당하는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번졌고, 금융시장은 정치권 리스크에 ‘발작’을 일으켰다.
이날 장중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7bp 가량 하락하며 2.81%까지 밀렸다. 전날 2월 주가 급락을 일으켰던 2.93% 선이 뚫리면서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던 국채 수익률은 6개월래 최대 폭으로 하락하며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6bp 떨어지며 0.533%에 거래됐고,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 선물이 0.5% 오른 온스당 1328.60달러를 나타냈다.
엔화도 강세를 연출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0.5% 하락하며 105.49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267포인트(1.1%) 밀리며 2만4410.44를 나타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 내외로 떨어졌다.
TFS 파생상품의 스티븐 에콜로 주식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고조됐다”며 “이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상승한 한편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헌팅턴 프라이빗 뱅크의 랜디 헤어 리서치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의 회의 성명서에 매파 색채가 확인됐지만 투자자들은 이보다 무역전쟁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며 “실제 무역전쟁의 규모와 전개 양상을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주식시장은 잠재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