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중소기업 사업승계 지원 확대
고소득 회사원 세금 부담 증가
[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의 2018년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예산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인 97조7128억엔(약 975조원)으로 6년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사회보장 관련을 강화해 육아와 중소기업의 사업승계 지원을 대폭 확대한 점이 두드러졌다. 방위비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해 북한 핵과 중국 해양진출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였다.
헌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사진=뉴시스> |
◆ 보육 제도·중소기업 사업승계 지원 확대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일본 참의원(상원)은 본회의에서 2018년도 예산안과 세제개정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이중 사회보장 관련 예산은 32조9732억엔(약 330조원)으로 전년 대비 4997억엔 증가했다.
특히 육아에 대한 지원이 두드러졌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보육시설 정원을 32만명 늘리기로 결정했다. 2018년도엔 이 가운데 11만명분을 우선 늘린다. 재원은 기업의 사회보험료 중 상승시킨 '사업주 거출금'에서 끌어오기로 했다.
저소득층 1인부모 세대를 대상으로 한 아동부양수당 지급 대상도 늘린다. 소득제한을 완화해 전액을 지급받는 대상자는 15만명이 늘어날 전망이다. 2018년도 8월분부터 지급 적용될 예정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郎)부총리 겸 재무상은 전날 밤 기자단을 만나 "인재양성이나 생산성 강화 등 주요 과제에 중점적으로 예산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다만 신문은 "세수로 부족한 부분을 거액의 국채로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 세대에 책임을 돌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의 세수는 59조790억엔(약 591조원)으로 버블시대였던 1991년(59조8000억엔)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 부채에 해당하는 신규국채 발행액은 33조6922억엔(약 337조원)이었다. 8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문은 "여전히 (국채 발행액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세금제도도 개정했다. 우선 중소기업의 상속세를 유예하기로 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현재 경영자가 60세 이상인데도 후계자가 결정되지 않은 중소기업은 127만개사에 달하는 상황이다. 후계가 없어 폐업을 하는 중소기업이 늘지 않도록 일본 정부가 제도적 지원에 나선 것이다.
프리랜서나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세금부담도 줄어든다. 기존에 회사원에만 적용됐던 급여소득공제를 줄이는 대신, 모두에게 적용되는 기초공제를 늘렸다. 신문에 따르면 연소득이 850만엔인 프리랜서의 경우 이전보다 3만엔 정도 세금이 절약된다.
반면 고소득 회사원의 부담은 늘어난다. 연소득 1000만엔인 직장인은 4만5000엔의 세금이 추가 부담된다. 연금 외 1000만엔이 넘는 부수입을 가진 연금수급자도 증세 대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예산에 대해 "신속하게 집행해 경기회복의 따뜻한 바람을 중소기업과 지방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조종사 등 항공요원들이 F-35A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
◆ 방위비 역대 최대…中·北대한 경계감
한편 2018년도 일본의 방위예산은 5조1911억엔(약 52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일본의 방위비는 6년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문은 "북한의 핵 개발과 중국의 해양진출 등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상세하게 살펴보면 북한을 염두에 둔 탄도미사일 방위관련 경비가 1365억엔으로 계상됐다. 미일이 공동개발한 신형요영미사일 'SM3블록2A'의 취득비가 전년과 비교해 300억엔 가까이 증가했다. 미군의 육상배치형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위한 기본 설계비도 포함돼있다.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A 취득 등 일본 정부가 미국 정부로부터 직접 계약해 조달하는 유상군사원조(FMS)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일본의 방위비는 5년 단위로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에 따라 계상한다. 2014~2018년도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재편관계비용을 제외한 방위관련비용은 연 평균 0.8%를 증액하기로 했다. 신문은 2018년도 방위비 예산도 같은 수준에서 증가했다고 전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