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강세에 에너지 관련 종목도 급등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자동차 관세를 인하하는 한편 중국 시장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보아오 포럼 연설이 G2(미국과 중국)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를 진정시킨 한편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날 주가 강세와 무관하게 투자자들은 양측의 건설적인 대화를 통한 무역 협상을 진행시킬 것인지 여부를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당분간 정책자들의 발언에 따라 주가 급등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월가의 황소상 <출처=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28.90포인트(1.79%) 뛴 2만4408.00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43.71포인트(1.67%) 오른 2656.87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143.96포인트(2.07%) 랠리하며 7094.30을 나타냈다.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 주석의 전날 발언에 따라 관련 종목이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를 포함한 주요 자동차 종목이 각각 3%와 2% 내외의 상승세를 나타냈고,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캐퍼틸러와 보잉 역시 4%에 가까운 강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무역전쟁을 둘러싼 상황이 반전을 일으킬 수 있고, 어느 한쪽에서 ‘서프라이즈’가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을 강타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워싱턴 크로싱 어드바이저스의 차드 모간랜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전날 긍정적인 발언은 단기적으로 증시에 호재를 제공했다”며 “무역전쟁을 둘러싼 쟁점은 단기간에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B 라일리 FRB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발언은 무역전쟁 리스크를 일단 진정시키는 작용을 했다”며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의 개혁이 지나치게 느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틀 간의 의회 증언에 나섰다. 주가 폭락으로 인해 더욱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첫 증언에서 그는 개인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NBC 뉴스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뉴욕 오피스의 수색에 전격 나섰지만 정치권 사안이 이날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종목별로는 엑손 모빌이 카타르와 가스 부문 자산 매각을 위해 협상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3% 선에서 랠리했고, 셰브런 역시 2% 이상 뛰었다.
이날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3% 급등하는 등 유가 강세도 관련 종목의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테네코는 억만장자 투자가인 칼 아이칸으로부터 우주항공 및 자동차 제조업체인 페데럴 모굴을 인수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라 4% 가량 급등했다.
한편 경제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노동부가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1%를 크게 웃돌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