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까지 5.5조원 공공발주 계획
부산 영도조선소 특수선 분야 경쟁력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조선업계 '빅4'중 하나인 한진중공업이 정부가 이달 초 내놓은 5조5000억원 규모의 특수선 공공발주 관련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진중공업은 군함과 잠수함, 순찰선 등 특수선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현대중공업이 'UAE 원전 비리'에 연루되며 올해와 내년 공공 입찰이 제한된 것도 한진중공업엔 호재다. 사실상 대우조선해양과 정부 물량을 나눠 수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일 정부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초 '조선산업 발전전략' 발표를 통해 올해와 내년에 걸쳐 5조5000억원 규모의 공공발주를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방위사업청에서 올해와 내년 군함 10척 이상, 해양수산부에서 올해와 내년 순찰선 등을 각각 6척, 7척을 발주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위사업청 군함의 경우 발주 규모가 각각 올해 1조6278억원, 내년 3조6971억원이다. 나머지 해수부의 순찰선 등 총 5조5000억원중 절반만 수주한다고 가정해도 한진중공업의 지난해 매출(2조4523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사진=한진중공업> |
조선업계 관계자는 "공공발주가 2년 동안 5조5000억원이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라며 "현대가 2년 동안 입찰이 제한돼 있는 만큼 대우와 한진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에서 작년과 재작년 총 22척의 특수선을 건조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수년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영도는 특수선,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상선 분야로 특화시켰다.
반면 기존 특수선분야에서 한진중공업과 경쟁했던 현대중공업과 STX조선은 각각 다른 이유로 이번 정부의 공공발주에는 입찰을 할 수 없게 됐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2013년 '한국수력원자력 뇌물 사건'에 연루되며 오는 2019년 12월까지 2년간 군함 등 국가가 진행하는 공공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시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을 수주하자 현대중공업 전 임원은 수출용 원전에 사용할 부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에게 뇌물을 건냈다. 이 사건으로 현대중공업은 부정당업자로 등록돼 2년간 국가사업 입찰 제한을 받게 됐다.
또 경영난에 최근 법정관리를 가까스로 면한 STX조선은 사실상 특수선 사업분야에서 철수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최근 2~3년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을 통해 영도조선소를 특수선 전문으로 집중 육성했다"며 "영도의 우수한 인력과 경험 등을 감안할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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