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태국이 차세대 산업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태국 진출을 발표했고, 세계 최대의 항공 기업인 미국의 보잉도 태국에서의 합병 생산을 위한 교섭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소니와 토요타도 태국 진출을 결정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세제 우대와 인프라 정비 등을 추진해 1조5000억바트(약 51조2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루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알리바바·보잉 등 세계적 기업들 ‘태국’으로
“태국쌀과 두리안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공급하겠다”. 지난 19일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은 방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자동 창고 설비를 갖춘 물류 거점 개설을 발표했다.
알리바바의 물류 거점은 방콕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인 챠첸사오 지역. 투자액은 110억바트로 태국의 농산물 등을 24시간 내에 중국으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연내 공사를 시작해 2019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잉은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는 합병회사 설립을 위해 태국 정부와 교섭을 시작했다. ‘동부경제회랑(EEC)’과 가장 가까운 공항인 라욘 지역의 우타파오 국제공항 주변이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보잉은 정비사 양성을 위한 학교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보잉의 최대 라이벌인 에어버스는 한발 앞서 타이항공과 함께 100억바트를 투자해 항공기 정비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동남아시아 저비용항공사(LCC) 등으로부터 기체 정비나 보수를 수주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전자·자동차 기업이 태국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니는 자율주행차에 필수인 전방 카메라를 태국에서 생산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으며, 툐요타는 2020년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이 태국 진출 발표회장에서 태국 정부로부터 두리안을 선물받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 15년간 법인세 감면에 소득세 경감 혜택까지
태국에서 기업 유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은 챠첸사오를 비롯해 쵼부리와 라욘 등 연안 3개 지역이다. 경제성장률 둔화에 위기감을 느낀 태국 정부는 지난 2016년 6월, 디지털기술과 항공, 차세대 자동차 등 첨단 산업 유치를 목표로 경제특구인 동부경제회랑(EEC)를 개발했다.
이 지역에 투자하는 경우 통상 최장 8년인 법인세 감면을 15년까지 늘려주고, 간부 사원이나 엔지니어에 대한 소득세 경감, 노동 비자 우대 조치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태국 국내외를 연결하는 공항과 철도 등 교통 인프라도 정비할 계획이다.
항공기나 전자, 자동차 등의 유치는 태국 정부의 목표와도 부합되는 결과다. 임금 상승으로 봉제나 조립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베트남 등 주변국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태국 정부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직접 투자 유치를 추진해 왔다.
향후 과제는 인재 확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진출 기업들이 인력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투자 매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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