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5월1일~8월19일까지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동서양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건 소금이다. 금은 없어도 살지만, 소금이 없으면 우리는 못 산다.”
소금이 문화·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관장의 설명이다. 천 관장은 30일 '호모 소금 사피엔스(Homo Salinus Sapiens)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호모 소금 사피엔스 특별전'은 2014년 ‘청바지 특별전’에 이은 역사생활문화 전시다. 이번에는 11개국, 15개 지역에서 현지조사와 자료 수집한 ‘소금’과 관련한 인류의 이야기, 소금의 상징적 의미와 문화가 된 배경을 비교민속적 측면에서 다룬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호모 소금 사피엔스'전에서는 직접 소금을 맛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됐다. [사진=이현경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소금을 만들고 다루는 지혜로운 인류'를 주제로 한 '호모 소금 사피엔스 특별전'을 5월1일부터 8월19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I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2014년부터 2년 동안 파푸아뉴기니, 인도, 라오스, 페루, 볼리비아 등 전 세계 11개국 15개 지역에 걸친 현지조사와 자료 수집한 결과물을 포함한다.
전시장의 문을 여는 ‘프롤로그’에서는 인류 문명과 소금의 역사를 보여준다. 인류가 빙하시대 매머드 스텝이라 불리던 ‘소금길’을 따라 소금의 섭취량을 늘리면서 문명화됐으며, 소금을 얻기 위한 집념과 소금에 대한 탐닉이 인간의 삶과 세계사의 중요한 부분이었음을 연대표와 영상에 담았다.
전시는 총 3부다. 1부는 ‘자연, 소금을 허락하다’로 세계 각 지역에서 소금을 얻는 다양한 방식을 소개한다. 소금을 천일염, 자염, 암염, 회염으로 구분해 세계 각 지역의 유물·영상과 함께 보여준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 [사진=이현경 기자] |
2부 ‘소금, 일상과 함께하다’에서는 우리의 일상에서 여러 용도와 문화적 의미로 사용되는 소금을 소개한다. 소금의 다양한 속성을 ‘짠’, ‘흰’, ‘귀한’이라는 네 가지 주제어로 나누어 관람객에게 제시한다.
전시장 한쪽에는 한국의 천일염부터 프랑스 게랑드, 안데스와 히말라야 소금까지 생산지와 방식별로 대표적인 소금을 맛볼 수 있는 시식 체험 코너도 준비돼 있다.
‘흰색’을 띠는 소금을 순수함, 깨끗함이라는 문화적 상징으로 확대된 사례도 전시한다. 이집트 신관은 정화 의례에 소금을 사용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무당은 본굿에 앞서 소금을 뿌리며 신이 오는 길을 깨끗이 했다.
18세기 이전 유럽에서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지위를 나타냈던 정교하고 화려한 소금통, 우리나라 종묘제례에 형염을 제물로 올린 사례 등 전세계적으로 국가의 전매품이었던 당시의 자료들을 소개한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