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이 묻고 문 대통령이 답해줘…대화 복기 계획 없어"
"김 위원장에게 '한반도 신(新) 경제 구상' 담은 USB 건네
문 대통령 "김정은, 솔직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주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30일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보다리에서는 주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묻고 문 대통령이 말씀을 해주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오후 일정으로 김 위원장과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약 40분 가량 독대했다.
이 관계자는 '도보다리에서 나눈 대화 복기 계획은 없나'라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 대통령이 오늘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모들에게 도보다리와 관련해 '사실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 도보다리 산책에서 (김정은과) 대화를 나눌 때는 대화에 집중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눴다. 2018.4.27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청와대는 또한, 문 대통령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에게 '한반도 신(新) 경제 구상'을 담은 유에스비(USB) 저장장치를 건넸다고 확인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도보다리 산책에서 발전소 관련 대화가 오갔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언급하면서 "내가 구두로 그걸 논의한 적은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다만, 김 위원장에게 자료를 하나 넘겼는데 거기에는 담겨 있다"며 "(한반도) 신 경제 구상을 책자와 프리젠테이션(PT) 영상으로 만들어 직접 김 위원장에게 건네줬다. 그 영상 속에 발전소 관련 내용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건넨 자료의 형태에 대해 "USB로 알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건넨) 신 경제 구상이 문 대통령의 공약인 '한반도 신 경제지도'인지에 대해선 "그걸 좀 더 업데이트 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이 준비를 해서 정상회담 도중에 (건넸다)"며 "그게 직접 논의 대상은 아니었다. 남북정상회담이 잘되고 북미정상회담도 잘돼서 본격적으로 교류와 경제협력의 물꼬가 트이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런데 그걸 말로 설명할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책자와 PT로 만들어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도보다리에서는 경제 협력 얘기는 안 나왔다"며 "핵실험장에 대한 것도 도보다리에서 나온 얘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솔직담백하고, 예의바르더라"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한 인상을 묻는 참모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주영훈 경호처장이 목격한 사례를 전하면서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가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을 위해 평화의집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였다"며 "문 대통령이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도록 김 위원장이 손짓을 했고, 이후 리설주 여사가 엘리베이터를 타려 하자 (김 위원장이) 슬그머니 손을 잡아당겨 김정숙 여사가 타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