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정부 청와대 정무행정관 이모·이상일 증인 출석
신동철·이헌수 증언과 일치.."북악스카이웨서 5억 돈가방 전달"
박근혜 지시 정황도 재차 공개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박근혜 정부 시절 ‘진박감별’ 불법 여론조사 비용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로 충당했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잇따라 공개됐다. 아울러 ‘윗선’ 지시 없이 여론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의견도 재차 제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다.
공판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근무한 이모 전 선임행정관과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행정관은 이날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이 2016년 4월 사퇴하면서 여론조사 대금 미납을 국정원 자금으로 해결하라고 했나”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신 전 행정관으로부터 국정원 돈을 받아 해결할테니 알고만 있으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신 전 비서관은 지난달 5일 남재준 등 전직 국정원장의 뇌물 등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4월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현기환 당시 정무수석으로부터 지시로 친박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진박감별’ 여론조사를 수행한 이상일 대표도 국정원으로부터 자금을 건네받은 정황을 진술했다.
이 대표는 “2016년 8월 이 전 행정관과 북악스카이웨이 중간 주차장에서 국정원 사람들을 만나 현금 5억원이 든 가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황은 지난달 27일에도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원모씨는 당시 정무수석에게 대구경북 중심으로 대량의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8억원의 자금이 부족하다고 보고했고 국정원으로부터 5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에 불법 여론조사 비용을 지원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지난 3월 22일 이 전 실장은 “신동철 전 비서관이 보여준 자료 상단에 ‘10.4’(10억 4000만원)을 보고 이병호 당시 국정원장에게 보고했고 ‘반만 지급하라’는 지시에 따랐다”고 증언한 바 있다.
아울러 청와대의 불법 여론조사에 박 전 대통령이 연루됐을 것이란 진술도 재차 공개됐다. 이 전 행정관은 “여론조사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정무수석 지시 없이 독단으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5일 신 전 비서관은 관련 재판에서 “진박 공천 과정에서 중간중간 대통령에게 진박 여부와 여론조사 결과 등 많은 보고를 올렸다. 현기환 당시 정무수석이 기본적인 개요는 보고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정치인 출신이고 선거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 보고받고 알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