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안보보좌관 "北 핵무기 해체, 美 테네시로 옮겨야"
폼페이오 "北, 완전 비핵화 요구 받으면 경제지원 가능"
대북 전문가 "우크라이나식 비핵화, 현실성 가장 높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의 핵무기를 해체, 미국으로 이송 폐기하는 대신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어주는 '우크라이나식 비핵화' 방안을 제시해 주목된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모두 해체해 미국으로 이송해야 하고,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역량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 핵무기가 옮겨질 곳으로는 리비아 핵폐기 당시 리비아의 핵시설과 핵물질을 보관했던 테네시주 오크리지를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 결정을 이행한다는 것은 모든 핵무기를 처분하고 해체해 테네시에 있는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로 가져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탄도미사일 이슈도 다뤄야 한다. 북한은 매우 광범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모든 장소를 밝히고 공개적 사찰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가로는 미국이 대북 경제지원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핵폐기 시 경제 지원 제안한 美...폼페이오 '대북 경제해제' 첫 언급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선데이'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 데 동의한다면 미국은 미국 민간부문이 북한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미국인들이 북한의 사회간접자본과 농업 분야에 투자해 북한이 자국민들을 먹여 살릴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이크 멀린 전 미 합참의장은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화가 실패하면 잠재적 갈등에 대한 선택지가 크게 줄어든다"며 "충돌이 일어나면 한국에서 수백만명이 빠르게 숨질 수 있다. 김정은은 핵과 생화학 무기같은 엄청난 무기들을 갖고 있어 엄청난 규모의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입장은 우리 정부와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11일 미국을 방문해 폼페이오 장관과 첫 한미 외교부장관 회의를 열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는 완전하게 목표를 공유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국무위원장(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권태진 연구원장 "우크라이나 방식 현실성 높아"...
"6자회담 참여국들이 北 비핵화 절차의 주요 감시국 될 것"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자들이 밝히고 있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방식대로 비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은 "어떤 형태든 북한이 이미 만들어놓은 핵무기는 폐기해야 하는데, 미국으로 가져가서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미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6자회담에 참여했던 나라들이 비핵화에 중요한 감시국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방식은 최근에 실제적으로 이뤄진 비핵화 방식이라는 점에서 가장 현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도 "우크라이나가 했던 방식처럼 핵무기를 미국에 반출해야 한다는 것은 예정된 것"이라며 "북한은 리비아와 달리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사찰을 적게는 수백명, 수천명이 들어가서 해야 할 일인데, 이건 IAEA가 아니라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공동위원회를 만들어 협의를 하고, 사찰 범위 등 구체적인 안을 논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