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1인 거주 여성 44.6% "범죄에 노출돼 있다"
성범죄 우려 1위..여성 범죄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논란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안심 못하죠. 여성 범죄에 사회가 너무 관대하니까.”
최근 데이트폭력 등 여성을 노린 범죄가 늘면서 여성들의 불안과 공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 청년 여성들의 절반가량이 “스스로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답해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17일 강남역 묻지마 여성살인 2주기를 맞아 사건현장을 둘러보던 이철성 경찰청장이 주변상인 항의를 받고 돌아나오고 있다. 2018.05.17 leehs@newspim.com |
서울여성가족재단이 2016년 서울의 20~30대 1인 거주 여성 7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결과, 무려 44.6%가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별로 안전하지 않다는 여성이 41.2%였고, 전혀 안전하지 않다고 호소한 여성도 3.4%였다. 현재 주거지가 불안하다는 응답도 36.3%나 됐다.
이 재단의 ‘서울 1인 가구 여성의 삶 연구:2030 생활실태 및 정책지원방안’을 보면, 여성들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범죄는 성희롱과 성폭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상위 5개 범죄 중 성희롱과 성폭행을 우려한 답변은 절반가량인 45.9%나 됐다. 주거침입절도(24.7%), 납치 및 인신매매(11.2%)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여대생 A씨(23)는 “우리나라 여성들은 대중교통이나 학교, 직장 등 어디서나 성희롱, 성폭행에 노출돼 있다”며 “이는 피해자가 말을 못하고 가해자가 활보하는 뒤틀린 사회구조에서 비롯됐다. 최근 이어지는 미투 운동이 좋은 증거”라고 지적했다.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양한 안심정책을 이용하는 건수도 증가추세다.
25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가 시행 중인 여성범죄 예방정책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건 여성안심택배다. 2014년 12만8383건이던 이용자 수는 2015년 두 배가량인 25만8895건으로 크게 늘었고 2016년에는 37만162건으로 40만건을 눈앞에 뒀다.
여성의 밤길을 동행하는 안심스카우트 역시 2014년 약 10만건에서 2016년 약 24만건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지자체나 정부 차원의 여성안전대책과 더불어, ‘동일범죄 동일처벌’ 원칙이 바로서야 한다는 여성들의 목소리도 높다. 남성들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사법부 심판이 솜방망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강남역 묻지마 사건’ 등 여성을 노린 흉악범죄가 이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홍대 누드 몰카사건이 전형적 편파수사라는 회사원 B씨(32)는 “사건을 심판할 때 우리사회는 남녀를 너무 차별해 왔다”며 “편파수사 여성집회에 염산테러를 예고했던 20대 남성이 어디 구속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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