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물과 10년물 발행 수요 웃도는 입찰 몰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유럽은 물론 뉴욕까지 강타했던 충격이 일정 부분 진정됐다.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이 연정 구성에 재차 나설 뜻을 밝히면서 시장이 우려하는 조기 총선과 유로존 탈퇴의 시나리오를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이탈리아 정예군 [사진=로이터 뉴스핌] |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융시장의 패닉 속에 실시된 이탈리아의 5년물과 10년물 국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우선 두 건 모두 발행 수요를 웃도는 입찰이 이뤄졌다. 18억2000만유로 규모로 발행된 2028년 만기 국채의 입찰률은 1.48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억5000만유로 규모의 2023년 만기 국채 입찰률 역시 1.53으로 호조를 이뤘다.
10년물의 평균 발행 가격은 유통시장에 비해 25센트 낮았고, 5년물의 경우 24센트 높았다.
29일 장단기 국채 수익률과 신용부도스왑(CDS) 프리임엄이 천정부지로 뛰었던 상황을 감안할 때 의미 있는 결과라는 평가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마크 헨리 투민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발행 물량이 당초 목표했던 40억유로에 미달했지만 이는 크게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국 혼란 속에서도 국채 입찰 수요가 탄탄하게 뒷받침된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 낙관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장중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bp(1bp=0.01%포인트) 가량 하락하며 3.066%에 거래됐다.
시장 혼란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린 데 따라 전날 급락했던 미국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각각 6bp와 8bp 상승했다.
금융시장이 패닉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과 잠재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ADM 인베스터 서비스의 마크 오츠왈드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정치권 상황과 이번주 2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 물량을 감안할 때 저가 매수에 나설 상황은 아니다”라며 “정치권 리스크가 여전히 커다란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포퓰리즘 정당이 연정 구성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지만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코너스톤 매크로의 로베르토 페를리 파트너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유로존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10~15%”라며 “유럽은 앞으로 수 개월간 긴장감을 진정시키기 위한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탈리아 정치권의 움직임에 따라 전날과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 월가의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