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보복 관세 공화당 표밭 집중 공략
농업 및 국경 지역 위주로 민주당 표심 자극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 정책이 11월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필두로 한 소위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기조가 공화당 표밭을 황폐하게 하는 한편 민주당에 반사이익을 제공할 것이라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보수주의 억만장자인 찰스 코크와 데이비드 코크가 후원하는 세 개 기금이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를 좌절시키기 위한 광고 로비에 대규모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주고 있다.
국제 무역이 네트워크의 핵심이라는 것이 기금 측의 주장이다. 코크가 이끄는 기금이 공화당의 주요 자금줄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례로,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밥 코커 공화당 의원의 은퇴에 따른 테네시 상원의원 선출 과정에 후보자들은 코크 형제의 기금과 트럼프 행정부 가운데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측은 기회를 놓칠세라 워싱턴보다 테네시를 우선시해야 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해당 지역 기업들의 수익성에 커다란 흠집을 낼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WP는 친시장, 친기업 성향을 지닌 그 밖에 기금도 코크 형제와 같은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CNN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농업 지역과 국경 지역에서 민주당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스 다코타의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의 케빈 크래머 후보가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헤이디 하이트캠프 의원과 그 밖에 민주당 지지자들의 비판 속에 수세에 몰리는 실정이다.
미주리에서도 상원의원 재선에 나선 민주당의 클레어 맥카스킬 의원과 지지자들이 공화당을 맹공하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도 관세 전면전에 따른 충격을 앞세운 민주당 후보들이 승기를 잡는 데 안간힘을 쓰는 한편 공화당 측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의 보복 관세 결정에 따른 피해 지역에서도 공화당 후보자들은 좌불안석하고 있다. 일부 외신은 철강 관세 폭탄을 맞은 멕시코가 공화당을 역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가 관세 대상 품목으로 제시한 미국산 수입품은 돈육과 철강, 치즈, 위스키, 사과와 그 밖에 농작물이다.
품목 선정 과정에 공화당의 표밭에서 공급되는 상품을 집중적인 타깃으로 삼았다는 것이 멕시코 정책자들의 얘기다.
멕시코가 발표한 관세 규모는 약 30억달러에 달한다. 관세는 품목에 따라 20~25%가 부과될 예정이다.
공화당 내부의 불만은 날로 고조되는 모습이다. 네브래스카의 벤 세스 공화당 의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관세 정책은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보호주의 정책은 미국을 대공황에 빠뜨린 주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