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회담 12시간 앞두고 싱가포르 야경 관광
백악관, 정상회담 하루에 마치고 저녁 출국 발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세기의 핵 담판'이 될 6.12 북미정상회담을 코 앞에 두고 긍정적 신호들이 속속 나오고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 개최 불과 12시간을 앞두고 싱가포르 야경 관광에 나섰고 백악관은 이번 회담 일정이 당일로 모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회담 성공을 위한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시사하는 대목들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을 방문해 비비안 발리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10일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한 이후 두문불출이던 김 위원장은 11일 밤 '깜짝 외출'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9시 4분 숙소인 세인트리지스 호텔를 나섰다. 김 위원장은 환한 미소를 지을 정도로 여유를 보였다.
김 위원장의 나들이에는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리수용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등이 대거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동남부의 마리나베이에 있는 식물원 가든바이더베이를 시작으로 관광명소를 차례로 둘러봤다. 그는 가든바이더베이에서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의 제의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셀카'도 함께 찍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싱가포르의 대표적 건축물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전망대에 올라 야경을 둘러본 뒤 주변 관광 명소인 '에스플러네이드'와 멀라이언 파크의 입구에도 잠시 들러 사진촬영을 했다.
멀라이언은 머리는 사자, 몸은 물고기인 싱가포르의 상징 조각물로 관광객들의 대표적인 기념사진 촬영지이다.
김 위원장은 오후 11시 22분쯤 숙소로 귀환, 2시간여에 걸친 싱가포르 야경관광을 마무리했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간을 불과 12시간 남짓 앞둔 시간에 김 위원장이 야경 관관에 나선 것은 회담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이날 외출에는 북한 정부의 고위급 대표단이 모두 수행했다. 회담 준비는 사실상 마쳤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상회담 의제및 합의문 협상을 담당해온 최선희 외무성 부상만 이날 오후 9시 50분부터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미국측 파트너인 성 김 필리핀 대사와 협의를 이어갔다. 최 부상과 성 김 대사는 이날만 세번째 만나 다음날 발표될 합의문 문구를 최종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앞서 백악관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하루만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 북한의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것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현지시간 12일 오전 9시부터 김 위원장과 단독 회담, 확대 정상회담, 업무 오찬을 차례로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고 오후 8시경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단독회담에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과 통역사들만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어 확대 정상회담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배석하며 업무 오찬에는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도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이 북미정상회담 당일 세부 일정을 공개한 것도 회담 준비와 성공적 개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일사천리로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될 만큼 북미간 의견이 거의 조율됐다는 의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경우에 따라선 하루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언급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회담 개최를 하루 앞두고 백악관 출입기자를 상대로한 브리핑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착수한다면 이전과는 다르고 전례 없는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트위터를 통해 "비핵화는 북한을 나쁘게 끝나게 하는 무언가가 아니다”면서 “사실 그것은 정반대로 북한을 더 밝고 좋은 미래로 이끈다”고 밝혔다.
북한이 CVID를 결단하면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보장한다고 재차 약속하며 회담을 앞둔 김 위원장을 확실히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