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월 테이퍼링 후 자산매입 종료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금리 동결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14일(현지시간)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연내 종료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유로존 경기침체 타개를 위해 10년 간 유지해 온 경기부양책이 드디어 막을 내린다는 의미다.
ECB는 자산 매입 규모를 9월까지 300억유로로 유지한 후 10~12월에는 150억유로로 줄인 뒤 12월 말에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현행 사상최저 금리가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혀, 급격한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제시함과 함께 이제 통화정책이 금리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번 결정은 ECB가 짧은 테이퍼링 기간을 가진 후 연내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이란 시장의 전망에 부합하는 것이다.
또한 유로존 경제가 미국과의 무역전쟁,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부 출범, 유로존 수출 약화 등의 악재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ECB 정책위원들은 중앙은행의 임무는 경제성장을 촉진하거나 특정 국가의 시장 소요를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물가 안정화라는 점을 오랫동안 강조해 왔다.
하지만 위의 악재로 인해 유로존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둔화돼 ECB가 경기부양책을 철회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ECB는 5년 넘게 인플레이션 안정 목표치인 ‘2% 부근’을 달성하지 못해 신뢰도가 크게 악화됐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유가 상승, 더욱 뚜렷해지는 임금 상승세, 사상 최고 수준의 취업률 등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는 느린 속도이기는 하지만 수년 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측근으로 비둘기파로 통하는 페테르 프라에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플레이션에 있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해, 테이퍼링이 임박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지난 4월 이후 유로가 미달러 대비 5% 하락한 것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싱 금리를 0.00%로 동결했다. 시중은행이 ECB에 돈을 맡길 때 ECB가 지급하는 예금금리도 -0.40%로, 시중은행이 ECB에서 돈을 빌릴 때 물게 되는 한계대출금리도 0.25%로 각각 동결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국시각 오후 9시 30분에 시작되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에 모아지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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